‘One 롯데’ 韓日 통합경영 잰걸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4일 03시 00분


한일 롯데가 서로의 영업망을 통해 대표적 제과 상품의 해외 수출에 나선다. 왼쪽은 동남아 지역으로 수출되는 한국 롯데제과의 빼빼로, 오른쪽은 러시아와 호주 등에 수출될 일본 롯데의 코알라 마치. 롯데그룹 제공
한일 롯데가 서로의 영업망을 통해 대표적 제과 상품의 해외 수출에 나선다. 왼쪽은 동남아 지역으로 수출되는 한국 롯데제과의 빼빼로, 오른쪽은 러시아와 호주 등에 수출될 일본 롯데의 코알라 마치. 롯데그룹 제공
아기자기한 포장의 과자 두 종류가 롯데의 한일 통합경영을 뜻하는 ‘원(One) 롯데’의 상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이후 시작된 한일 롯데의 협력 강화 움직임이 올해 초부터 제과와 면세점,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구체화되고 있다.

○ 한국 롯데가 수출하는 일본 과자

롯데그룹은 일본 롯데가 만드는 과자인 ‘코알라 마치’를 한국 롯데제과의 해외 영업망을 통해 수출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일본 롯데 제품이 한국 롯데 영업망을 통해 수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롯데의 영업망이 탄탄한 인도와 러시아, 호주, 뉴질랜드 등 6개국이 수출 후보지다. 코알라 마치는 코알라 모양 과자 안에 초콜릿이 들어 있는 제품으로 1984년 3월부터 생산된 일본 롯데의 대표적인 제품이다.

이와 함께 한국 과자는 일본 롯데 영업망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에 수출된다. 롯데제과는 올해 상반기(1∼6월)에 대표 상품인 ‘빼빼로’를 일본 롯데를 통해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에 선보인다. 롯데제과는 태국과 베트남 등에 있는 일본 롯데 공장에서 한국 제품을 현지 생산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한일 롯데가 분리경영을 하면서 상대방 진출 국가에 영업망을 깔지 않는다는 암묵적인 룰이 존재했다”며 “올해부터는 그런 룰을 깨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국 롯데제과는 2014년 연매출 약 2조3000억 원의 세계 제과업계 30위대 기업이다. 하지만 일본 롯데의 제과부문 매출(2014년 약 2조6000억 원)을 합하면 연매출 5조 원대로 세계 7, 8위까지 순위가 뛰어오른다.

○ 면세점·구매 부문도 협력 강화


해외 면세점도 한일 롯데가 함께 진출하는 업종 중 하나다. 3월 태국 방콕에 문을 여는 롯데면세점은 한일 롯데의 공동출자 형태다. 비슷한 시기 일본 도쿄(東京) 중심부인 긴자(銀座)에 문을 여는 한국 롯데의 시내면세점에서도 일본 롯데가 생산하는 과자 등 선물용 제품 등이 판매된다. 한국의 롯데그룹은 2020년 이후 일본에 면세점 3곳을 더 낼 계획인데, 이때도 일본 롯데와 협력할 예정이다.

사업 현장에서 한일 협력도 강화한다. 한일 양국이 마케팅 방식을 공유하는 마케팅 교류회는 지난해부터 기존 한 해 4차례에서 6차례로 늘었다. 양사가 제품 원료를 공동으로 구매해 비용을 절감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 통합경영으로 ‘신동빈 체제’ 강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그룹이 통합경영에 공을 들이는 가장 큰 이유는 신동빈 그룹 회장의 의지 때문이다. 신 회장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일 롯데의 제과 및 식품 분야 연구개발(R&D) 인력이 한국은 300명, 일본은 120명 수준”이라며 “중복 연구를 정리하면 시너지 효과가 증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 역시 신 회장이 지난해 7월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선임된 이후 한일 통합경영을 뜻하는 ‘원 롯데 원 리더’를 꾸준히 강조해 왔다. 부쩍 가속화된 제과와 면세점 등의 협력도 양국 롯데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올해부터 구체적으로 보여 주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한편 신 회장은 최근 전문성 강화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임원회의에서 유니클로와 히타치(日立) 등을 예로 들며 “롯데그룹 역시 경쟁사가 따라올 수 없는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롯데#제과#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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