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대량으로 키워 판매하는 기업형 양묘장을 중국과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등에 설치할 계획입니다.”
채일 수프로 대표이사 사장(45·사진)은 “미국과 유럽 등 해외에 수목을 수출해 세계적인 임업회사로 도약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코넥스 상장기업인 수프로는 조경수를 비롯한 각종 나무를 개발, 생산, 유통하는 국내 유일의 전문기업으로 2000년 설립됐다.
수프로는 각종 묘목을 효율적으로 기를 수 있는 육묘용 용기를 개발해 2007년 특허를 받았다. 이 용기는 일반 화분과 달리 옆면에 나무뿌리의 발달을 돕는 가늘고 긴 형태의 구멍 60여 개가 특수하게 배열돼 있는 게 특징이다. 이 용기에 묘목을 키우면 나무뿌리들이 나선형으로 뭉쳐 자라지 않고 잔뿌리가 많이 생긴다. 그래서 묘목이 노지 재배보다 2배가량 빨리 성장하고 옮겨 심어도 뿌리를 잘 내린다. 녹색 인증을 받은 이 용기 재배 기술을 활용해 전국 7개 기업형 양묘장 83ha(약 25만 평)에서 소나무 목련 이팝나무 등 370만여 그루를 기르고 있다.
수프로는 2001년 부산 아시아경기 골프장에 나무를 공급한 것을 시작으로 조경 공사와 도시 녹화 사업에 진출해 서울숲 조성, 청계천 복원에 참여했다. 2007년 개성공단에 가로수 17만 그루를 심은 데 이어 2010년 평양 산림 복원을 위해 묘목 29만여 그루를 북한에 보냈다.
2008년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발주한 황사 발원지 중국 우란부허 사막 확산 방지 및 생태복원 사업을 맡아 1000ha에 방사림을 조성했다. 이를 계기로 해외 생태복원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 중국 황투 고원 복원, 키르기스스탄 산림 복원, 우즈베키스탄 조림 사업을 마쳤다. 튀니지 코르크참나무숲 복원 사업은 진행 중이다.
채 사장은 서울대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1997년 삼성SDS에 입사해 삼성그룹 자금파트에서 일하다 대학 동창 5명과 의기투합해 창업했다. 사업 초창기 온라인 장터를 만들어 나무 유통에 나섰으나 인터넷을 쓰는 농가가 거의 없어 실패했다. 1t 트럭을 사 6년 넘게 전국을 다니며 조경수 분포 현황을 파악한 뒤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해 성장 기반을 닦았다. 산림청에도 없는 이 자료는 수프로의 핵심 자산이다. 채 사장은 “그동안 키운 나무를 올해부터 본격 출하하면 수익이 늘어나는 만큼 2, 3년 내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할 생각이다”며 “수목 생산 농장에 판매, 관광, 교육 기능을 갖춘 애그로파크를 여러 곳에 조성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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