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청문회 때 ‘한일 통화 스와프 재개를 생각해볼만 하다’고 언급한 것은 원론적인 수준의 발언”이라며 “지금 당장 추진해야 할 변수는 없다”고 말했다. 주요 2개국(G2) 리스크(미국 금리 인상, 중국 경기 침체)로 글로벌 경기가 불안한 상황이지만 외환보유고가 3600억 달러까지 증가했고 단기 외채 비중도 30%를 밑돌고 있기 때문에 한국이 먼저 통화스와프를 요청할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통화스와프는 비상 경제상황 시 상대국에 자국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를 받는 것으로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일본 산케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의 공식 요청이 있을 경우 한일 통화스와프 협정을 다시 체결할 방침이라고 14일 보도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도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필요한 경우 적절하게 협력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일 양국은 2001년 협정을 체결했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700억 달러(약 84조7000억 원)까지 늘었다가 지난해 2월 한일관계가 악화되면서 종료됐다.
한편 유 부총리는 기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조선, 철강 등 민감업종에 대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며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과는 별도로 정부가 협의체를 만들어 논의하는 등 여러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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