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에 中경기 둔화 겹쳐… 3% 성장도 위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15일 03시 00분


韓銀, 2016년 성장전망 낮춰

《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2%에서 3.0%로 낮췄다.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도 1.4%로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의 성장 둔화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안과 국제유가 하락 등 국내외 경제 여건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째 연 1.5%로 동결했다. 》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3%에 겨우 턱걸이를 할 것이라고 한국은행이 14일 전망했다. 지난해 10월 3.3%에서 0.1%포인트 하향 조정한 이후 또다시 전망치를 0.2%포인트 낮춘 것이다. 중국의 성장 둔화와 국제유가 하락 등 외부 요인들이 이 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예상치도 당초 1.7%에서 1.4%로 낮춰 저물가 현상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중국의 경제 불안을 국내 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중국 경제가 예상을 벗어나는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면서 국제 금융시장이 크게 반응하고 있다”며 “이를 예의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은 국제유가가 예상보다 더 낮아지면서 물가상승률도 과거 전망치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저유가로 주머니 사정이 좋아지면서 소비가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으로 봤다. 또 세계 경제 여건이 지난해보다 나아지고 교역이 늘면서 올해 성장률이 그나마 지난해(2.6% 추정)보다는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럼에도 이날 한은이 제시한 경제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가 3.1%로 한은보다 높은 수치를 내놨을 뿐, 대부분의 국내외 기관과 경제연구소들은 올해 한국이 2%대의 경제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한꺼번에 과감하게 끌어내리기는 쉽지 않다. 가계·기업 등 경제주체의 불안감을 과도하게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지난해 6월 이후 1.5%로 유지되고 있는 기준금리를 다시 동결하기로 했다. 이 총재는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면 금리도 조정하는 것 아니냐는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금리정책을 펼 때 거시경제뿐 아니라 금융시장 리스크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15일 예정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오찬에 대해 “국내 경제의 흐름과 전망,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에 따른 대처 방안 등을 놓고 의견을 나누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국제유가#중국#경제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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