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불에 타거나 찢기는 등 훼손이 심해 폐기 처분된 화폐가 3조4000억 원어치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기된 지폐는 6억 장으로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 산 높이의 7배나 됐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화재나 낙서, 보관 부주의 등으로 손상돼 폐기한 화폐가 3조3955억 원 규모로 전년(2조9847억 원)보다 13.8%(4108억 원) 늘었다고 17일 밝혔다. 이 중 지폐가 3조3939억 원어치였고, 동전은 16억 원 규모였다.
지난해 폐기된 지폐는 약 6억 장으로 5t 트럭 112대분에 해당한다고 한은 측은 설명했다. 이 지폐를 쌓으면 백두산(2750m) 높이의 23배, 에베레스트 산(8848m) 높이의 7배에 이른다. 이를 모두 연결하면 경부고속도로(416km)를 약 103차례 왕복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일반인이 훼손시킨 지폐는 불에 탄 경우가 1150건(8억2000만 원 상당)으로 가장 많았다. 장판 밑에 지폐를 보관해 곰팡이가 피는 등 손상된 경우도 1980건(5억1000만 원 상당)이나 됐다.
하지만 일반인이 교환을 요청한 지폐(16억9000만 원어치) 중 1억 원어치는 액면대로 바꿔가지 못했다. 한은 관계자는 “손상된 지폐의 남은 면적이 원본의 75% 이상이면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지만 남은 면적이 40∼75%이면 절반만 교환된다”며 “40% 미만이면 교환이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손상된 화폐를 새 돈으로 바꾸는 데 563억 원의 비용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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