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미국에서 들여오는 수입 차 가격이 소폭 하락했다. 올해부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미국산 자동차에 붙었던 관세 4%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2012년 한미 FTA가 발효됐을 당시 8%에서 4%로 떨어진 관세가 4년 만에 완전히 사라진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브랜드인 지프는 차량의 판매 가격을 최대 120만 원 내렸다. 대형 SUV ‘그랜드 체로키 3.6 오버랜드’의 판매가는 6990만 원에서 6870만 원으로 낮아졌다. 유로6 기준의 디젤 엔진을 장착한 ‘그랜드 체로키 3.0 리미티드·오버랜드·서밋’은 90만 원씩 가격이 내려가 각각 7000만 원, 7600만 원, 8000만 원이다.
‘랭글러’ 모델도 모두 100만 원씩 가격이 떨어져 ‘랭글러 루비콘 3.6 스포츠(2도어)’는 3940만 원, ‘랭글러 루비콘 3.6(2도어)’은 4540만 원, ‘랭글러 언리미티드 루비콘 3.6(4도어)’은 4740만 원, ‘랭글러 언리미티드 사하라 3.6(4도어)’은 5040만 원으로 가격이 내려갔다.
독일 업체 BMW는 1∼7 시리즈를 비롯해 전기차 라인업 ‘i시리즈’ 등은 유럽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SUV 모델인 ‘X시리즈’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스파튼버그 공장에서 생산한다. BMW코리아는 “국내로 들여오는 X3, X4, X5, X6의 판매가를 관세 철폐에 따라 최소 160만 원에서 최대 290만 원까지 인하했다”고 밝혔다. ‘X5 xDrive M50d’, ‘X5 M’, ‘X6 M50d’는 지난해보다 290만 원 내린 가격에 구입이 가능해졌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일본 브랜드 자동차 가격도 떨어졌다. 도요타 미니밴 모델인 ‘시에나’의 경우 4륜 구동(AWD) 모델은 5550만 원에서 5480만 원으로, 2륜 구동 모델은 5210만 원에서 5150만 원으로 각각 가격을 조정했다. 인피니티의 SUV 모델인 ‘QX60’은 6290만 원에서 6140만 원으로 150만 원 싸졌다. 닛산 세단 모델인 ‘알티마 2.5’는 3330만 원에서 3290만 원으로 40만 원 가격이 내려갔다.
반면 미국산이지만 가격을 내리지 않은 브랜드도 있다. 미국 브랜드 포드는 ‘뉴 익스플로러’ ‘뉴 쿠가’ 등 지난해 출시한 차량의 가격을 올해 들어 새롭게 조정하지 않았다.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신차의 가격을 책정할 때 FTA에 따라 관세가 없어질 것을 이미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크라이슬러 또한 가격의 변동이 없었다. FCA코리아 관계자는 “‘올 뉴 크라이슬러 200’은 미국에서 생산된 모델이지만 국내 출시 때 낮은 가격을 책정했고, 최근 원-달러 환율이 오르는 등 가격 인상 요인이 있지만 오히려 가격을 동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형 세단인 ‘뉴 크라이슬러 300C’는 캐나다에서 생산하는 모델이라 한미FTA와는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해 들여오는 일본 브랜드 혼다도 관세 철폐에 따른 가격 인하는 없다는 입장이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7∼12월) 출시한 ‘올 뉴 파일럿’ ‘뉴 어코드’ 등은 관세 철폐를 이미 반영해 가격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부터 준대형 세단 ‘쉐보레 임팔라’를 미국에서 수입해 판매하는 한국GM도 “출시 당시 관세 철폐를 감안해서 가격을 매긴 만큼 별도의 가격 인하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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