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고성능-친환경 양대축 사이 새로운 트렌드 ‘고급세단’ 고개들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0일 03시 00분


11∼24일 ‘북미 국제 오토쇼’

포드 링컨 ‘콘티넨털’.
포드 링컨 ‘콘티넨털’.

제네시스 ‘EQ900(G90)’.
제네시스 ‘EQ900(G90)’.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볼보 ‘S90’.
볼보 ‘S90’.
포르셰 ‘뉴 911 터보 카브리올레’.
포르셰 ‘뉴 911 터보 카브리올레’.

고성능 차와 친환경 차는 수년간 국제 모터쇼 트렌드의 양대 축이었다. 모터쇼가 자동차 기술의 경연장인 만큼 완성차업체들은 현재 판매하는 양산차보다 한층 진보한 기술을 앞다퉈 선보여왔기 때문이다. 11∼24일(현지 시간) 미국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북미 국제 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도 이 트렌드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그런데 올해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새로운 트렌드가 나타났다. 바로 ‘고급 세단’이다. 지난해 미국이 주요 시장 중 거의 유일하게 경제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인 데다 저유가 바람까지 타면서 자동차시장이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 자동차 판매량은 사상 최대인 1747만499대로 2014년보다 5.7% 증가했다. 특히 디트로이트에서 선보인 세단들이 국내 시장에도 선보일 예정이라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도 쏟아지고 있다.

그간 일각에서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한 물 갔다’고도 했지만 올해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이 콘셉트 카보다는 당장 출시할 세단과 고성능 차를 대거 내놓으면서 명성을 일부 되찾은 모양새다.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제네바 모터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 ‘파리 모터쇼’와 함께 세계 4대 모터쇼로 꼽히지만, 2009년 제너럴모터스(GM) 파산 이후 GM을 포함한 포드, FCA 등 미국 ‘빅 3’가 경영난을 겪으며 흥행 실적이 썩 좋지 못했다. 미국 빅 3 또한 이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GM은 ‘볼트’ 순수전기차, 포드는 링컨 ‘콘티넨털’, FCA는 크라이슬러 미니밴 ‘올 뉴 그랜드 보이저’(현지명 ‘퍼시피카’) 등 신차를 내놓으며 부활의 날갯짓을 했다. 다만 GM이 볼트를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CES)’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하는 등 전기차 분야에선 CES에 밀렸다는 분석도 나왔다.

고급 세단의 향연

미국 현지에서 가장 주목받은 세단은 포드 링컨 콘티넨털이었다. 포드는 2000년대 초반 ‘MK’에 ‘Z’ ‘C’ ‘S’ 등을 붙이는 작명법을 쓰기 시작하면서 2002년 콘티넨털이라는 이름을 포기했다. 이후 포드의 플래그십 세단은 ‘MKS’로 불렸다. 올해 포드는 14년 만에 럭셔리 고급차를 강화한다는 의미에서 MKS 풀체인지(완전 변경) 모델을 콘티넨털이라 명명해 다시 부활시켰다.

하반기(7∼12월) 국내에서 선보이는 콘티넨털은 도어핸들 없이 버튼을 터치하는 것만으로 문이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며 시트를 30가지 방향으로 조절할 수 있다. 레벨사의 오디오 시스템을 탑재했다. 3.0L V6 트윈터보 엔진을 장착해 최고 출력이 405마력, 최대 토크가 55.3kg·m다. 충돌 방지 보조장치, 어댑티드 크루즈 컨트롤 등 첨단 기능도 탑재했다.

현대자동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차 ‘EQ900’(수출명 ‘G90’)도 현지에서 크게 이슈가 됐다. 특히 1989년 도요타가 렉서스 ‘LS400’을 시작으로 고급차 시장을 파고든 것을 경험한 미국인들은 제네시스의 새로운 도전에 응원의 메시지를 연달아 보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모터쇼에서 발표자로 나서 “제네시스 브랜드의 ‘럭셔리’에 대한 타협 없는 헌신을 보일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Q900은 제네시스의 최상위 모델이다. EQ900의 전작인 ‘에쿠스’가 쇼퍼드리븐(기사가 운전) 모델이었다면 EQ900은 3.3L V6 터보엔진을 장착한 모델을 내놓아 직접 운전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3.3 모델은 최고 출력이 370마력, 최대 토크가 52.0kg·m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풀체인지 모델도 큰 관심을 끌었다. 1947년 E클래스의 전신인 ‘170 V’ 시리즈를 선보인 이후 나온 10세대 모델이다. 기존의 디자인을 탈피하고 S클래스, C클래스의 패밀리룩을 이어받아 곡선이 한결 부각됐다. 특히 신형 E클래스에는 반자동 주행기술인 ‘드라이브 파일럿’이 탑재돼 눈길을 끌었다. 스티어링 휠에 손만 대고 있어도 차량이 차선을 이탈하지 않도록 방지해주는 동시에, 앞차와의 간격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일정 속도 이하로 달리게 하는 기술이다. 여기에 운전자가 졸아 스티어링 휠이 흔들리거나 일반적인 운전 패턴을 벗어나게 되면 경고음을 울려주는 기능도 포함돼 있다. 이 밖에 ‘능동형 브레이크 어시스트’ 등 다양한 안전 기능도 포함됐다. 10세대 E클래스는 국내에 여름쯤 공식 선보일 예정이다.

볼보자동차는 새로운 플래그십 중형 세단 ‘S90’으로 E클래스, BMW 5시리즈와 경쟁하게 됐다. 그간 볼보는 자사의 플래그십 세단이지만 대중성이 더 큰 ‘S80’만으로는 프리미엄 브랜드와 경쟁하기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 이에 내놓은 S90은 반자율 주행장치인 ‘파일럿 어시스트’ 등을 탑재하는 등 다양한 기술적 진보를 담았다. 시속 130km 이하의 속도에서 스티어링 휠을 부드럽게 조향해 앞 차가 없는 상황에서도 차선 이탈 없이 자동차 스스로 도로를 달리게 해주는 기술이다.

안전의 대명사였던 볼보가 자율주행 기술을 적극적으로 탑재하면서 브랜드 변신을 시도하는 동시에 디자인은 웅장한 맛을 살렸다. 국내에는 하반기에 선보인다.

빼놓을 수 없는 고성능 차

모터쇼에서 고성능 차는 빼놓을 수 없는 화젯거리다. 렉서스의 말을 빌리자면 자동차 애호가들에게 고성능 차란 엔진 소리만 들어도 ‘와쿠도키(わくどき·가슴 설레는, 두근두근)’하다고 할까.

렉서스가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내놓은 ‘와쿠도키 모델’은 럭셔리 쿠페 ‘LC500’이다. 2012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내놓은 콘셉트 카 ‘LF-LC’를 양산화한 모델이다. FR(엔진을 앞바퀴 축에 둔 후륜구동 차) 플랫폼을 새로 개발하면서 ‘F’모델에서 계승한 5.0L V8 엔진, 새로 개발한 10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했다. 일본에서 2017년 선보일 예정이지만 국내 출시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BMW의 소형 고성능 차 ‘뉴 M2 쿠페’는 상반기(1∼6월)중에 국내에 선보인다. 3.0L 직렬 6기통 트윈 터보 엔진은 최고 출력이 370마력이다. 오버부스트 기능을 통해 47.4kg·m인 최대 토크를 일시적으로 51.0kg·m까지 증폭시킬 수 있다.

포르셰는 911 시리즈의 최상급 모델인 ‘911 터보’와 ‘911 터보 S’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모델을 내놨다. 911 터보에 탑재된 3.8L 수평대향 6기통 바이터보 엔진은 최고 출력이 540마력, 911 터보 S는 580마력에 이른다.

911 터보 쿠페 기준으로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3.0초 만에 도달하고 최고 시속은 320km이다. 연료소비효율(연비)은 L당 11.0km로 전작보다 소폭 개선됐다. 역시 상반기 중 국내에 나온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