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경제 두 얼굴, 한국 더블쇼크/M&A]샤프 LCD-도시바 공장 등 노려
“日 첨단기술 손에 넣겠다는 전략”
올 들어 중국은 해외기업 인수합병(M&A)에 더욱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 최대 가전회사 칭다오하이얼이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가전사업 부문을 인수하고 중국 부동산 재벌 완다(萬達)그룹이 미 영화제작사인 레전더리픽처스를 인수한 건이 대표적이다. 올해 성사된 규모가 큰 세계 M&A 계약 3건 가운데 2건을 중국이 따냈다. 두 건을 포함해 올해 이뤄진 해외 M&A 규모는 13조 원에 이른다.
중국 자본은 한국과 중국 기업에 밀려 고전하는 일본 전자회사들에까지 눈을 돌리고 있다. 과거사 문제 등 정치·외교적으로는 앙숙이지만 최첨단 신기술 확보라는 M&A 목적에 맞아떨어지는 매물이 많기 때문이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최근 대만의 최대 재벌인 훙하이(鴻海)그룹은 일본 전자회사 샤프의 액정표시장치(LCD) 사업부 인수 대가로 7000억 엔(약 7조1800억 원)을 제시했다. 당초 5000억 엔(약 5조1500억 원)을 타진했지만 협상에 진전이 없자 인수가를 높였다. 이에 일본 정부가 주도하는 민관펀드인 일본산업혁신기구(INCJ)가 출자액 인상 카드로 맞대응하면서 양측의 기 싸움이 팽팽하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세계 LCD산업의 종가(宗家)인 샤프가 훙하이그룹에 넘어가면 LCD 시장 판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가전회사 스카이워스(創維集團)는 일본의 대표 전자회사인 도시바의 인도네시아 TV공장을 사들일 예정이다. 현지 TV 생산 및 유통망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중국 가전회사 TCL은 이미 지난해 도시바의 브라질 내 브랜드 사용권을 넘겨받았다. 파나소닉, JVC, 파이어니어 등도 자사의 TV 생산 공장과 브랜드 사용권을 중국 회사에 팔았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중국 기업들이 일본 기업을 인수해 앞선 기술력을 손에 넣겠다는 전략”이라며 “반도체 선진국인 미국이 사회주의 국가에 원천기술 수출을 금지하고 있어 불가피하게 일본 기업에 눈을 돌리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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