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면세점을 찾은 외국인들이 씀씀이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점 방문 외국인 수는 늘었지만 이들이 지출한 금액은 오히려 감소했다.
20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 외국인 매출액은 54억1690만 달러(약 6조5500억 원)로 2014년 매출액(54억5140만 달러·약 6조5900억 달러)에 비해 0.63% 줄었다. 반면 면세점을 방문한 외국인 수는 지난해 1608만1000명으로 2014년의 1576만6000명보다 31만5000명(2.0%) 늘었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중반부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이 줄었지만 그 이전까지 면세점을 찾은 관광객이 많아 방문객 수 자체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 방문객이 늘었지만 지출 금액이 줄어든 것은 결국 1인당 구입 금액이 줄었다는 의미다. 현장에서는 특히 중국인 관광객의 씀씀이가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해외여행이 성숙기에 들어가면 대량 구매보다 필요한 것만 사는 성향이 나타난다”며 “중국인 여행객들의 해외 소비 패턴이 바뀌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관계자는 “일본 엔화의 약세로 중국인들이 한국보다 일본에서의 쇼핑을 선호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내국인을 포함한 국내 면세점 전체 매출은 지난해 81억4260만 달러(약 9조8500억 원)로 2014년보다 3% 늘었다. 면세점을 이용한 내국인 이용객의 수는 2458만7000명으로 1년 만에 603만 명(32.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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