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플랜트에도 한파… 현대중공업 공장가동 축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3일 03시 00분


2015년 해양프로젝트 수주 못해… 해양2공장 4월부터 조업 중단
조선 빅3 중 처음… 위기감 커져, 협력직원 240명 계약종료 될듯

현대중공업이 올해 4월부터 해양플랜트 블록을 제작하는 해양2공장(울산 울주군 온산읍) 조업을 중단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22일 “국제 유가 급락으로 해양플랜트 발주량이 줄어들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세계 ‘조선 빅3(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가운데 해양플랜트 제작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것은 현대중공업이 처음이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조업 중인 물량은 울산 동구 해양1공장으로 옮기는 대신 해양 2공장은 자재·장비를 쌓아 두는 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부지 면적이 20만 m²(약 6만 평)인 해양2공장은 해양1공장에서 해양플랜트 물량을 감당하기 힘들어지면서 2012년 11월 문을 열었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와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를 제작했지만 올해는 추가 조업 물량을 확보하지 못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대형 해양프로젝트를 단 한 건도 수주하지 못했다. 해양2공장에는 한때 1000명 넘게 근무했지만 수주가 줄면서 현재 3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협력업체 직원 240명은 대부분 계약이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냈다. 지난해 1∼9월 기준으로 영업손실이 대우조선 5조 원, 현대중공업 1조2000억 원, 삼성중공업 1조5000억 원 수준이다. 조선 빅3 모두 조 단위 손실을 낸 것은 국내 조선업 역사상 처음이다. 2014년과 2015년 적자를 합치면 10조 원 이상으로 현대·기아자동차의 연간 영업이익과 맞먹는 수준이다. 한국 경제를 상징하는 전자, 자동차, 조선 중 한 축이 무너졌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조선 빅3는 올해 설 상여금을 예년 수준으로 지급하기로 해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상여금 50%와 귀향 지원비 50만 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항상 지급해 왔던 수준으로, 회사 실적이 좋았을 때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상여금 50%와 10만 원 상당의 설 선물을 직원들에게 제공한다. 조선 3사 중 가장 손실이 적었던 삼성중공업은 기본급 100%를 설 상여금으로 지급한다.

정민지 기자 jmj@donga.com
#해양플랜트#현대중공업#조선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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