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다 보면 자기 자신이 사기꾼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누구에게나 존재할 것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이런 느낌을 지속적으로 경험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을 일컬어 ‘사기꾼 증후군’이라고 한다. 약 40년 가까이 이 현상에 대한 각종 연구가 진행됐는데, 여전히 이 증후군을 야기하는 심리적 특성, 이러한 증후군에 걸리기 쉬운 사람들의 유형 등에 대해서는 거의 밝혀지지 않았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코리아(HBR Korea) 1·2월호에는 최근 벨기에 겐트대 연구원들이 이 증후군에 대해 연구한 결과가 실렸다. 연구진은 벨기에 화이트칼라 노동자 201명을 대상으로 130개 문항이 들어있는 8가지 설문을 진행해 직장인들이 어느 정도까지 사기꾼 증후군을 경험했는지, 스스로의 성향은 어떻게 평가하는 지 등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사기꾼 증후군은 응답자의 약 20%가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고, 회사의 모든 직급에 걸쳐 나타났다. 이 증후군은 신입 직원들에게서 약간 더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스로 ‘신경증’이 심하고 양심적이지 않다고 평가한 사람들이 스스로 사기꾼이라고 느낄 확률이 높았다는 뜻이다. 연구진의 분석에 따르면 스스로 사기꾼이라고 느끼는 사람들은 자기 비판적이고 완벽주의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다. 자신이 사기꾼이라고 생각하는 직장인은 ‘조직 구성원으로서의 정체성’을 낮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료를 돕고, 의무가 아닌 회의에 참석하며, 자신의 직무와 관련이 없는 다름 임무를 수행할 가능성이 적어진다는 뜻이다. 연구진 중 한 명인 재스민 버고위는 “사기꾼은 진짜 모습을 들킬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자신의 임무와 성과에 헌신적”이라며 “그래서 자신의 업무가 아닌 일에 쓸 에너지가 별로 남아있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스스로 사기꾼이라고 느끼면 비생산적인 결과를 낳는다. 이 연구진은 완벽주의를 줄이는 훈련을 비롯해 개인적인 코칭 수업을 받으면 사기꾼 증후군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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