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높은 ‘대출 문턱’을 넘지 못한 채 20%가 넘는 고금리에 시달리던 신용등급 4∼7등급의 소비자들이 은행과 저축은행에서 10∼15%대 중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27일 ‘2016년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보증보험 연계 중금리 상품’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Q. 새롭게 도입되는 중금리 상품에 대해 설명해 달라.
A. 금융당국이 내놓기로 한 중금리 대출 상품은 보증보험이 연계된 상품이다. 은행·저축은행이 대출을 할 때 서울보증보험에 보험료를 내는 대신 서울보증보험은 대출금이 상환되지 않는 등 손실이 발생하면 금융회사에 보험금을 지급해 이를 메워준다. 쉽게 말해 서울보증보험이 보증을 서 은행·저축은행의 ‘대출 리스크’를 나눠 지는 것이다. 일단 은행과 저축은행에서 5000억 원씩 총 1조 원 규모로 상품을 공급할 계획이며 성과에 따라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서울보증보험과 은행, 저축은행들의 협의를 통해 참여 금융회사가 결정되며 올 하반기부터 상품이 판매된다.
Q. 대출 대상 등 각종 조건은….
A. 기존의 중금리 대출 상품은 주로 500만∼1000만 원 한도 내에서 고신용자를 중심으로 판매됐다. 반면 이번 보증보험 연계 중금리 상품의 경우, 보증으로 대출손실 부담을 한결 덜 수 있기 때문에 금융회사들이 대출 한도를 늘리고 대상도 넓힐 수 있게 됐다. 은행의 경우 대출 대상은 4등급 이하 중·저신용자, 금리는 연 10% 내외로 설정할 예정이다. 한도는 1인당 2000만 원이다. 저축은행에서는 4등급 이하의 중·저신용자 중 은행 이용이 어려운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연 15% 내외의 금리로 상품을 내놓는다. 대출한도는 1000만 원이다.
Q.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A. 예를 들어 캐피털사에서 연 20% 금리로 1000만 원을 빌렸던 신용등급 6등급의 고객이 이제 은행에서 연 10%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하자. 연 이자 부담은 20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절반으로 줄어들게 된다. 신용평가사 나이스(NICE) 통계에 따르면 2015년 말 금융소비자 1498만 명 중 4∼7등급의 중간 신용등급이 698만 명에 달했다. 이들 중 상당수가 이번 중금리 대출상품의 혜택을 입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Q. 이 같은 상품이 나오게 된 배경은….
A. 기준금리 1%대의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고신용자들은 5% 미만의 저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여전히 중·저신용자는 20%가 넘는 초고금리에 시달리고 있다. 중간 신용등급의 소비자들에게 10%대 중금리 대출을 해주는 금융회사가 없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개인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지난해 9월 현재 은행 4.4%, 캐피털 등 여신전문회사 18.1%, 저축은행 25.0%, 대부업체 30.2%에 이른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금리 양극화’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보증보험 연계 중금리 상품과 같은 새로운 정책 대안이 필요하다고 봤다.
Q. 서울보증보험에 너무 큰 부담이 가는 것 아닌가.
A, 대출연체 등으로 인해 금융회사에 지급된 보험금이 들어온 보험료의 1.5배(150%)를 넘는 등 일정 수준을 초과하면 보험료를 추가로 내도록 해 금융회사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계획이다. 또 서울보증보험 자체적으로도 ‘중간 신용자 전용 신용평가 모형’을 개발해 부실 가능성을 최대한 줄여나갈 방침이다.
Q. 저축은행 이용도 한결 편리해진다던데….
A. 은행과 저축은행의 연계 영업이 대폭 확대되고 저축은행 이용 시 신용등급상의 불이익도 줄어든다. 기존에는 은행을 이용 중이던 소비자가 제2금융권인 저축은행을 이용할 경우 신용등급이 1.7등급가량 내려갔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은행에서 대출을 거절당한 뒤 해당 은행과 연계한 저축은행에서 돈을 빌릴 경우 신용등급이 1.1등급만 하락한다.
Q. 중금리 대출상품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다면….
A. 금융감독원에서 운영 중인 금융상품 통합 비교공시 사이트 ‘금융상품 한눈에’(finlife.fss.or.kr)를 방문하면 된다. 소비자들이 상품을 쉽게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업권별 중금리 대출상품이 별도로 공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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