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비대면 계좌 개설… 증권업계도 핀테크 전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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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고객 모시기 다양한 서비스

‘스마트폰을 꺼내 신분증을 촬영하고, 문자메시지로 받은 인증번호를 입력한다. 이어 스마트폰 카메라로 자신의 얼굴을 영상으로 찍는다. 화면에 나타난 숫자들을 순서대로 읽고 촬영을 마치면 신원 확인 뒤 증권계좌가 만들어진다.’

KDB대우증권이 3월 선보일 얼굴·음성 동시 인증 솔루션을 활용한 신분 인증 서비스다. 대우증권이 SK C&C와 손잡고 개발한 이 방식은 신분증 사진과 실제 얼굴을 촬영한 화면을 대조하고 문자메시지 인증번호 등을 종합해 본인 여부를 판단한다. 이를 활용하면 영업점에 가지 않고 모바일로 증권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증권사들이 은행에 이어 3월부터 다양한 신원 확인 기술을 활용해 비대면(非對面) 계좌 개설 서비스에 나선다. 비대면 계좌 개설이 가능해지면 온라인 증권 거래 시장의 경쟁도 더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 얼굴과 음성이 ‘신분증’

증권사들은 비대면 계좌 개설을 위해 핀테크를 활용한 신분 인증 시스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영업점에서 직원이 신분증을 대조해 보는 과정을 대체할 수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비대면 신분 인증은 △영상통화 △신분증 촬영 △기존 계좌를 이용한 소액 이체 △통장, 카드 등 전달 시 집배원이나 택배 직원을 통한 신분 확인 △휴대전화 인증 △기타 수단(생체 정보 이용 포함) 가운데 2가지 이상을 함께 사용해야 한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신분증 촬영, 기존 계좌 활용, 휴대전화 인증 등의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결제원의 생체 정보 인증 플랫폼이 구축되면 이를 활용해 더 다양한 수단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우증권의 경우 자체 개발한 얼굴 인식 시스템을 적용하고 이 시스템으로 식별이 어려운 고객은 별도의 인증 수단을 선택하게 하는 보완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 마케팅도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

비대면 계좌 개설 등이 가능해지면서 증권사들의 마케팅 전략도 온라인 중심으로 변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모바일로 가입하고 투자금을 조절할 수 있는 적립식 상품과 같은 모바일 전용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초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자산 배분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고 연금을 관리할 수 있는 모바일 자산 관리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영섭 대신증권 스마트비즈니스부 팀장은 “영업점 방문 없이 계좌 개설이 가능해진다고 해서 고객이 몰리진 않을 것”이라며 “이를 활용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마케팅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도 이뤄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말 모바일 고객을 전담하는 스마트사업부를 리테일본부에서 분리해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개편했다. 대신증권도 지난해 말 온라인 마케팅을 담당하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팀을 신설했다.

증권업계는 비대면 거래 확대를 은행보다 지점이 적은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반면 생존경쟁이 더 치열해져 증권업계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오인대 대우증권 스마트금융부 팀장은 “경쟁이 치열해 초기에 고객을 얼마나 선점하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중소형 증권사 임원은 “고객이 피부로 느낄 만한 혜택은 결국 수수료 인하인데 이를 감당할 여력이 있는 대형 증권사 외에는 영업 환경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증권#핀테크#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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