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으로” 글로벌 車업계 우르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월 28일 03시 00분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이란으로 몰려가고 있다. 중국 성장세가 둔화되고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시장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경제 제재가 풀린 이란이 돌파구로 떠올랐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지난해 7월 핵협상이 타결된 뒤 수출을 재개해 지난해 현대자동차 ‘싼타페’와 기아자동차 ‘K5’ ‘쏘렌토’ 등을 1만여 대 수출했다. 또 이란 자동차 업체들에 반조립 제품을 수출하면 현지 업체가 자체 공장에서 조립해 판매하는 반조립제품(CKD) 방식으로 부품 수출을 재개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경제 제재 전 완성차 수출과 함께 현대차는 현지 업체 알브이엠코, 기아차는 사이파에 CDK 부품을 수출해 각각 연간 2만 대가량을 팔았다. 그러나 2012년 수출을 중단했다. 대신 현대·기아차가 요르단으로 수출한 물량을 현지 딜러들이 이란에 재수출해 왔다.

다임러는 18일(현지 시간) 호드로이란 상용차부문(IKD) 및 마무트그룹과 이란에 합작법인을 설립해 메르세데스벤츠 트럭과 파워트레인 부품을 생산하고 현지 판매법인을 설립하는 내용의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경제 제재 해제로 건설 사업이 가장 먼저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상용차 시장은 단기적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르노는 이미 이란에 ‘산데로’와 ‘로간’을 CDK 방식으로 수출하고 있다. 현재는 호드로이란, 사이파 등 현지 자동차업체와 ‘클리오’와 ‘캡처(한국명 QM3)’ 등 추가 모델을 생산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이란이 각광받는 이유는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지난해 이란 자동차 내수 판매량은 115만 대로 추정된다. 2010년 이란 산업부가 2025년까지 연간 250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해 세계 11위 자동차 생산국으로 부상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2011년 판매량이 173만 대로 늘었지만 경제 제재 영향으로 2013년 79만 대로 쪼그라들었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연합 회장은 최근 “이란 자동차시장 규모는 연 150만∼200만 대까지 성장할 것”이라며 “이란은 매우 유망한 시장”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이란 인구 8000만 명 중 60%가 30대 이하여서 노동력도 충분하다. 이란의 자동차 보유 비율은 인구 10명당 1대꼴로, 유럽의 6분의 1 수준에 그친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이란#자동차#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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