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CEO]궁극의 맛을 향한 달콤한 도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일 03시 00분


㈜티엠지홀딩스

지난달 27일 오후 3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20, 30대 젊은이들이 운영하는 개성 넘치는 각양각색의 숍이 시선을 붙잡는다. 골목마다 각종 카페와 맛집이 넘치는 이곳은 요즘 디저트거리라고도 불리는데, 그 이름으로 불리게 만든 핫 플레이스가 바로 여기에 있다. 추위를 피해 문을 열고 들어가자 황금빛으로 빛날 만큼 먹음직한 치즈케이크가 쇼 케이스 가득 진열돼 있다. ‘10초에 하나씩 팔리는 치즈케이크’로 잘 알려진 ‘르타오(Le TAO·www.letao.co.kr)’ 압구정 본점이다. 연간 250만 개가 팔린다는 ‘더블 프로마주’를 비롯해 치즈로 구워 낸 과자, 초콜릿 디저트가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가고 있다.

르타오를 공식 수입·판매하고 있는 ㈜티엠지홀딩스의 김재원 대표는 “일본 홋카이도에서만 맛볼 수 있던 명품 치즈케이크가 한국 소비자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라 비 드 프로마쥬(La Vie de Fromage)’라는 이름으로 본점에서 10m 떨어진 곳에 ‘천국의 과자점’이라는 테이크아웃 전문 매장도 열었다”고 했다.

김재원 대표
김재원 대표


식감의 기적 ‘르타오’ 치즈케이크 홋카이도 명물

최근 들어 디저트 매장의 유치가 백화점업계의 전체 매출을 좌우하는 전략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해 4월 팝업 스토어로 첫선을 보인 르타오는 이미 숱한 단골손님을 붙들어 모은 상태. 르타오를 입점시키기 위해 백화점 바이어가 일본에 수차례 프러포즈했다가 거절당했다는 얘기가 업계에서 유명할 정도다. 이처럼 디저트카페 시장은 커피와는 다른 새로운 음료를 갈구하는 소비층의 갈증과 색다른 콘셉트와 맛있는 디저트를 찾아가서 먹고자 하는 인간의 열정이 맞물려 앞으로도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

르타오는 ‘아시아의 알프스’로 불리는 일본 홋카이도의 케이크&디저트 브랜드 중 하나로 오타루 시를 대표하는 양과자점이다. 오타루는 영화 ‘러브레터’ 덕분에 유명해진 곳. 오타루 지역에서만 본점을 포함해 6곳의 직영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르타오는 공항과 백화점에 매장을 두고 있다. 상품의 희소가치와 신선도를 위해 19년간 일본에서도 홋카이도 외에는 다른 지역에 매장을 열지 않은 등 명품에 대한 신념을 지키고 있다. ‘원재료 철학’을 중시하는 르타오는 “맛있다”는 표현보다는 “재료가 좋다”는 말을 더 중요시한다. 이 중 더블 프로마주는 아이스크림처럼 사르르 녹는 맛이 일품인 르타오의 간판상품이다. 홋카이도 지방의 신선한 우유로 만든 특제 생크림에 호주산 크림치즈와 북부 이탈리아 마스카포네 크림치즈를 더했다. 여러 번 구워 층별로 각 재료 본연의 맛이 살아있는 것이 특징이다.

세계 진출 1호점을 만드는 김재원 대표

르타오는 2014년 대만에 이어 지난해 한국과 태국에서 매장을 오픈했다. 압구정 본점의 경우 중국과 홍콩 방문객이 매일 찾아올 만큼 인기다. 기존 모든 매장을 일본 본사가 직접 경영하는 것과 달리 한국 매장을 시작으로 글로벌 진출의 파트너는 모두 티엠지홀딩스가 담당한다. 김 대표는 백화점 등 수많은 대기업과 외식업체의 협업 제안에도 꿈쩍 않던 르타오를 처음으로 세계로 진출시킨 주인공이다. 일본 본사를 수시로 찾아가 열정과 신뢰를 보여 준 끝에 해외 첫 파트사 계약을 성사시켰다. 한국보다 먼저 오픈한 대만점도 100% 출자해 본사가 운영할 정도로 콧대가 높았던 르타오지만, 결국 한국 사업가의 시장에 대한 전문성과 열정에 끌려 공식 파트너를 허락했다.

매장 인테리어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구상하고 밑그림을 그렸다는 김 대표는 “브랜드에 대한 가치관과 철학이 서로 통했다”며 “르타오를 오픈한 것은 결국 한국 소비자들에게 일본 정통 디저트 맛과 그것을 통한 행복을 알려 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르타오의 상품 철학은 단순히 ‘맛’에 머물지 않는다. 대표 상품인 치즈케이크는 동양인의 침샘 구조에 맞게 연구개발이 이뤄졌을 정도로 주 고객층인 아시아인들을 철저히 겨냥했다. 김 대표는 “서양 치즈케이크의 진한 맛은 동양인들에게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모든 상품이 좋은 재료와 더불어 소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개발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당장 유행하고 없어지는 디저트 업체들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차원이 다른 부분은 경영 방식에서도 느껴진다. 티엠지홀딩스에서는 매일 오전에 직원 조례를 통해 모두가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매장을 들어서면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고 케이크도 점원이 밖으로 나와 직접 전해 준다. 손님들이 르타오에서 행복과 가치를 누리고, 즐거움을 나누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의미 때문이다.

“디저트라고 생각하지 않고 새로운 삶의 활기와 행복을 부여받는 좋은 시간과 공간의 출발점으로 우리를 생각해 주길 바랍니다.” 김 대표의 진정성 어린 말이다.

르타오 압구정 본점 전경.
르타오 압구정 본점 전경.


세계 유명 상품 독점 수입 판매 티엠지홀딩스

티엠지홀딩스는 현재 르타오 외에도 세계 각국의 유명 상품을 독점, 수입 판매하고 있다. 르타오와 별도로 프리미엄 홍차 브랜드 숍 ‘베질루르(BASILUR·www.BASILUR.co.kr)’도 운영 중이다. 이것 역시 세계 1호점이 한국이며, 지금은 해외에 노하우와 메뉴 개발을 역수출하고 있다. 베질루르는 세계 3대 홍차 대국인 스리랑카에서 생산된 양질의 홍차로 만든 브랜드다.

‘실론티의 나라’ 스리랑카의 미네랄이 풍부한 토양에서 재배되며, 수확과 발효에 엄격한 기준이 적용돼 생산되고 있다. 또한 신선함을 위해 최고 품질의 포장재를 사용하며, 고급스러운 틴(tin)이 특징이다. 베질루르는 미국과 러시아, 유럽, 중국, 싱가포르 등 세계 65개국에 수출되며 전 세계인이 즐기는 프리미엄 홍차 브랜드로 입지를 굳혔다.

티엠지홀딩스는 전국적인 브랜드로 커 나가는 르타오와 베질루르의 매장 확대는 물론 일본 파트너인 ‘고토부키 스피릿’의 새로운 브랜드도 곧 선보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프랑스와 태국의 신규 디저트 브랜드도 곧 내놓을 방침이다. ㈜티엠지홀딩스의 디저트 사업부문만 올해 예상 목표가 200억 원이다. 또한 세계적인 제품들을 토대로 브랜드를 구축해 세계무대에 선보이는 작업도 꾸준하다. 5월에 뉴욕 등에서 티엠지홀딩스가 브랜드화한 매장이 개장할 예정이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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