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CEO]전복 양식 기자재 최고봉 “짝퉁 근절돼야 수산업 발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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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신테크

㈜영신테크의 오영탁 대표.
㈜영신테크의 오영탁 대표.
전복 양식에 쓰이는 각종 기자재를 독자 개발해 우리나라를 세계 전복 생산 2위 국가로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한 기업이 있다. ‘전복의 고장’ 전남 완도에 있는 ㈜영신테크(대표 오영탁·www.양식기자재.kr)다. 20여 년간 전복 양식기자재 생산 한 우물만 파온 회사다.

영신테크는 완도 전복산업 발전의 숨은 공로자다. 국내 최초로 해상 그물가두리를 개발해 전복 대량 생산의 기틀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그물가두리는 바다에 그물 집을 짓고 그 안에 채롱을 놓는 선진화된 양식 기법이다. 1990년대 초반 이 회사가 그물가두리를 개발하기 전까지는 이렇다 할 전복 양식 기자재라는 게 없었다. 50L짜리 고무통을 뒤집어 채롱수하식(그물망에 종패를 넣어 수중에서 양식하는 것) 양식을 하는 게 고작이었다. 그물가두리는 폐사가 거의 없고 성장률도 좋을 뿐 아니라 손쉽게 관리할 수 있어 전복 대량 생산의 길을 열었다.

오영탁 영신테크 대표는 각종 양식 기자재를 개발하기까지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광주에서 건축자재사업을 하던 그는 1992년 양식어가로부터 기자재 개발 의뢰를 받았고 혼신의 힘을 쏟은 결과 마침내 전복 양식 기자재 개발에 성공했다. 10년 동안 제품 개발을 하면서 금형폐기물만 57t 이나 쌓였을 정도로 막대한 투자를 했다. 현재는 해상 가두리를 비롯해 각종 종묘생산용 기자재, 중간·성패용 전복 집, 전복 배합사료 및 첨가제까지 패키지로 공급하고 있다. 선진 기자재로 어민들의 소득을 높여주면서 오 대표에게는 ‘완도에 부(富)를 안겨준 제2의 장보고’라는 닉네임까지 붙었다. 한편, 영신테크 제품은 높은 인기만큼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 회사 제품이 히트하자 몇몇 제조업체가 카피 제품을 출시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생김새가 똑같은 제품이 거래되는 등 무분별한 카피가 계속되고 있다. 짝퉁 제품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지만 보호 대책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

“특허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해 수많은 카피 업체들이 생겨나는 등 원천기술이 대접받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짝퉁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 단가 싸움이 벌어져 제품의 질이 낮아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오 대표는 제2의 식량자원인 수산업 발전을 위해 수산기자재법 상정과 수산자재 등록제 도입 및 개선이 절실하다고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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