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사진)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상선을 살리기 위해 사재를 출연하기로 했다. 현 회장이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 현대글로벌 현대유엔아이 등의 지분을 담보로 대출받아 현대상선 차입금 상환 등에 쓰는 형태다. 채권단은 이후 출자전환과 채무 연장, 신규 여신 등 지원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금융권 및 현대그룹 등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지난달 29일 최종 자구안을 제출했고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이를 토대로 합의안을 마련했다. 정부 관계자는 “현 회장의 사재 출연을 전제로 현대상선을 살리자는 원칙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최종 자구안에 △현대증권 재매각 △부산신항만 터미널 등 자산 추가 매각 △유상증자 등을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외국 선주들과 용선료 할인 협상을 본격 진행하기로 했다. 현 회장의 사재 출연 규모는 200억 원 미만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부채가 7조 원대에 달하는 현대상선을 구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지만 오너가 사재를 출연하면서 채권단에 지원 명분을 제공했다는 분석이다.
협상이 최종 타결되면 채권단은 이를 전제로 출자전환 및 채무연장 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과 신용보증기금 등이 회사채 신속인수제도를 통해 인수한 1조432억 원 규모의 사채 중 일부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게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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