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대통령 시대다. 여성을 리더로 보는 시각이 개선되고 있음을 느낀다. 해가 갈수록 유리천장을 깨고 모습을 드러내는 여성 리더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늘어나는 ‘여성 최초’라는 타이틀의 출연에 긍정적 미래를 전망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여성 자원 활용에 심각한 불균형이 존재했구나’ 하는 씁쓸함도 느낀다.
대한민국 전체 인구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50%를 넘는다. 대학진학률은 여학생 비율이 더 높다. 하지만 2014년 기준 여성 고용률은 49.5%로 남성(71.4%)에 비해 21.9%포인트 낮다. 기혼 여성의 20.7%가 경력 단절이다.
특히 30대에 들어서서 여성 경제활동 인구가 최저점을 찍는 ‘M자’ 구조가 발생하고 있다. 또 평균 임금은 남성의 68%밖에 되지 않는다.
2013년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26개국의 유리천장지수에서 한국은 100점 만점에 14점으로 26위였다. 한국과 일본(35점)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50점 이상이었다. 특히 남성들과 팀플레이를 요하는 산업계에서는 개인플레이를 할 수 있는 전문직 분야에 비해 불균형 현상이 심각하다.
기업을 운영하는 여성 최고경영자(CEO) 현황을 보자. 통계청과 중소기업청 자료에 따르면 2013년 말 여성이 세운 기업(여성 기업)은 135만 개로 전체 사업체의 39%다. 내용을 보면 음식, 숙박, 도소매 등 생계형 소규모 업종이 62% 이상으로 주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매출 규모는 전체의 6%대에 불과하다. 고용 역시 26.6%만을 감당하고 있다.
반면 한국여성벤처협회는 1998년 16개 회원사로 시작해 2015년 11월 말 현재 회원사가 1000개 사를 돌파했다. 여성이 세운 벤처기업(여성 벤처)은 일반 여성 기업체와 비교할 때 매출은 14배, 고용은 5배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다. 2015년 말 현재 코스닥에 상장한 여성 기업은 17개다.
부가가치가 높은 여성 벤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07년 501개에서 2012년 2000개를 넘어섰다. 2015년 12월 2566개로 전체 벤처기업 수 대비 8.2%를 차지한다.
업종별로 보면 2015년 말 기준 제조업 70%, 정보처리 소프트웨어(SW) 11.8% 등이다. 정보처리 SW의 경우 2010년 3.6%에서 8.2%포인트 급증하는 등 최근 첨단기술 벤처 창업이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상엔 흐름이란 것이 있다. ‘일목난지(一木難支·나무 한 그루로는 지탱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기울어지는 대세를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음을 비유한 것)’ 해봐야 무의미할 때가 있다. 한국은 사람이 자원이다. 그동안 사회적 인프라 문제로 활용을 다 하지 못했던 자원은 바로 여성이다.
여성들은 보다 지적 역량으로 무장해 첨단기술 벤처를 창업하고 있다. 1000개 회원사 돌파까지 무려 17년이 걸렸지만 현재 물밀 듯이 밀려오는 여성 청년 창업가들의 거스를 수 없는 물결로 2, 3년 안에 2000개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성 청년 창업가들은 선배들이 경험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며 지능적 성장을 통해 한국 경제의 새로운 견인체로 부상할 것이다.
창조경제시대에 그들이 펼친 혁신적 아이디어의 장은 사뭇 기대가 된다. 새로운 신인 선수들이 한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 것이다. 여성 청년 창업의 물결이 큰 파도가 되어 대양을 이룰 것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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