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정덕진 교수 “토론수준 하버드에 버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일 03시 00분


하버드 MBA 케이스 스터디 국내 시범 강의 정덕진 교수
“참석자들 충실한 수업준비 놀라워”

1월 14일 고려대에서 열린 HBR Korea 독자 초청 세미나에서 정덕진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오른쪽)가 하버드 방식을 그대로 재현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남국 기자 march@donga.com
1월 14일 고려대에서 열린 HBR Korea 독자 초청 세미나에서 정덕진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오른쪽)가 하버드 방식을 그대로 재현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남국 기자 march@donga.com
1월 14일 오후 5시. 겨울방학을 맞아 조용한 서울 고려대 캠퍼스 LG-POSCO관에 직장인 100여 명이 몰려들었다.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MBA(경영학석사 과정) 케이스 스터디(경영 사례토론) 시범 수업에 참석하기 위해 평소보다 조금 일찍 퇴근한 사람들이다.

이날 수업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마케팅을 가르치는 정덕진 교수가 모처럼 고국을 찾아 진행했다. 하버드대 MBA는 전 세계 직장인에게 출세의 지름길로 알려져 있다. 연간 900명의 신입생을 받는데 경쟁률이 10 대 1 이상이다. 2년간 학비는 약 10만 달러(약 1억2000만 원)에 달한다.

또 이 학교가 만드는 케이스 스터디는 전 세계 경영대학원의 교재로 쓰인다. 2014년 한 해에만 무려 1400만 건이 판매됐다. 실제 기업에서 벌어진 상황에 대해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토론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내외부 상황을 A4용지 20장 정도로 자세하게 제시하고 ‘삼성전자가 일본의 소니와 합작 공장을 지어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식이다.

하버드대의 세계적인 명성답게 2시간 동안 진행된 정덕진 교수의 시범 수업 역시 참석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강연 후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전원이 ‘만족’ 혹은 ‘매우 만족’한다고 답했다. ‘다시 참석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도 ‘그렇다’가 100%였다.

다음은 정 교수와의 일문일답이다.

―한국에서 시범 강의를 마친 소감은….


토론 수준이 하버드대 MBA 수업 못지않게 높았다. 나도 놀랐다. 참석자들이 수업 준비를 굉장히 충실하게 해온 것 같다.

―케이스 스터디 강의법의 특징은 무엇인가.

수업의 80% 정도가 토론이다. 참석자들의 경험에 따라, 또 얼마나 충실히 수업을 준비해 오느냐에 따라 결론도, 수업의 질도 달라진다. 같은 케이스를 15번 정도 가르쳐 봤지만 그때마다 결론이 다르게 나왔다.

―활발한 토론을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하버드대 MBA에선 성적의 50%가 시험으로, 50%가 수업 참여도로 결정된다. 따라서 수업 중 한 번도 발언을 하지 않은 학생이 있다면 아무리 시험을 잘 봐도 낙제할 수밖에 없다. 모든 강의에 속기사가 들어와 교수와 학생의 말을 기록한다. 교수는 수업이 끝나자마자 각각의 발언에 점수를 부여한다. 얼마나 좋은 분석인지, 어떤 독특한 견해를 제시했는지 등을 평가한다.

―발언 기회는 어떻게 배정하나.

교수는 수업 전 학생의 인적사항과 사진, 좌석 배치, 그리고 과거 발언 횟수를 숙지한다. 특히 지난 두 번의 수업에서 발언을 못한 학생들은 따로 표시돼 있다. 그들에게 우선적으로 발언 기회를 준다.

―교수가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너무 많지 않나.

그 대신 1년에 수업을 2개만 맡는다. 그만큼 집중할 수 있다. 한 학기만 수업을 하고 다른 학기는 연구에 투자한다.

조진서 기자 cjs@donga.com

◆세미나 참석 안내: 동아일보사가 발행하는 하버드비즈니스리뷰 한국어판(HBR Korea)은 정기구독 개인 및 기업 독자를 대상으로 매달 경영학 관련 강연과 세미나를 진행합니다. 구독자 본인 포함 2인, 기업 독자는 회사당 2인이 참석 가능합니다. 매끄러운 진행을 위해 1만 원 내외의 등록비만 받습니다.

(구독 문의: hbrkorea.com, 02-2020-0580. 연 10회 발행. 구독료 15만 원)
#하버드 mba 케이스 스터디#정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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