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군포시 고산로 삼미상사㈜직영 남부주유소에 맥도날드가 입점해 지난달부터 영업을 하고 있다. 최근 들어 ‘드라이빙 스루’ 패스트푸드점과 결합한 복합주유소가 늘어나고 있다. 삼미상사주식회사 제공
경기 군포시 고산로 삼미상사㈜직영 남부주유소에 지난달 맥도날드 매장이 들어섰다. 운전자가 차에서 내리지 않고 패스트푸드를 주문해 받아갈 수 있는 ‘드라이빙 스루’ 매장이다. 이 주유소를 운영하는 이승준 삼미상사주식회사 직영 사업팀장(45)은 “매장이 문을 연 뒤 차량 유입과 기름 매출이 모두 30%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1일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유소는 현재 1만2737곳(지난해 11월 기준). 주유소 수는 2011년 1만3282곳으로 정점을 찍었지만 경기 침체와 가격경쟁 심화로 줄고 있다. 이 팀장은 “3, 4년 전부터 영업이익률이 절반 이상 줄어 석유만 팔아선 안 되겠다고 판단했다”며 “SK에너지로부터 컨설팅을 받은 끝에 맥도날드를 입점시켰다”고 말했다.
○ 수익 악화되자 드라이빙 스루로 돌파구
최근 주유업계가 만성적인 경영난을 겪으면서 패스트푸드점과 결합한 드라이빙 스루 매장으로 반전을 꾀하는 곳이 늘고 있다. SK주유소 중 유휴 부지를 활용해 패스트푸드점, 커피숍, 잡화 매장 등과 결합한 ‘복합주유소’는 총 65곳. 이 가운데 드라이빙 스루 매장과 결합한 주유소가 53곳(81.5%)으로 가장 많다. 이 수치는 2013년(35곳)에 비해 51% 늘었다.
드라이빙 스루 매장 붐은 정유업계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가 지난달 경기 고양시에 연 복합주유소 1호점인 ‘현대셀프 화정점’은 버거킹 매장과 결합한 주유소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주유소 업계의 만성적인 경영난 속에서 복합주유소는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며 “복합주유소 개발이 가능한 직영주유소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적극적인 전환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GS칼텍스도 복합주유소 42곳 중 패스트푸드점과 결합한 곳이 16곳(38%)이다. 2014년 문을 연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첫 주유소인 ‘GS칼텍스 인천 송도국제도시주유소’ 역시 드라이빙 스루 맥도날드 매장이 들어선 복합주유소다. 에쓰오일은 현재 서울 대전 울산 경기 고양시 등 전국 4곳에 패스트푸드점이 들어선 복합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다.
○ 유동 인구 늘면서 기름 매출도 올라
주유소가 드라이빙 스루 매장을 선호하는 이유는 시너지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패스트푸드점은 주유소 유휴 부지를 활용하면 좋은 입지를 확보할 수 있다. 주유소는 고정적인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는 데다 유동인구가 늘면서 기름 매출도 덩달아 올릴 수 있다. 손님들도 드라이빙 스루 매장에선 주문을 하기 위해 주차를 하거나 차에서 내릴 필요가 없기 때문에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식사와 주유를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대구 중구 달구벌대로 조양주유소도 버거킹 매장을 유치해 지난해 7월 문을 연 뒤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이원호 조양주유소 사장(45)은 “과거 주유소만 있을 때는 손님들이 한정돼 있었지만 지금은 유동인구가 더 많아졌다”며 “석유 매출도 과거보다 10%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물론 드라이빙 스루 매장을 유치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 우선 주유소 내 유휴 공간이 있어야 한다. 매장이 들어설 수 있도록 건물을 새로 짓거나 리모델링해야 하는 만큼 투자비용도 만만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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