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부터 은행 등 각 금융회사에서 연 이자 5∼15%대의 중금리 대출상품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정부도 최근 ‘보증보험 연계 중금리 상품’을 도입하는 등 정책 지원에 나서고 있다. 각 회사 제공
설 명절에다 집안 경조사까지 겹쳐 급전이 필요하게 된 직장인 박모 씨(36). 최근 중금리 대출 시장이 커진다는 말에 관련 상품을 찾아 나섰지만 금융회사마다 금리나 대출 조건이 달라 선택하기가 쉽지 않았다. 박 씨는 “똑같이 ‘중금리 대출’이라고 광고하지만 막상 신용등급이나 직장 등을 따지다 보면 금리나 한도가 천차만별”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처럼 최근 중금리 대출 상품이 늘고 있지만 대출 자격부터 한도까지 제각각이다 보니 어떤 상품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하는 금융소비자가 많다.
급전이 필요할 경우 먼저 한국이지론을 이용하는 게 좋은 방법이다. 한국이지론은 금융감독원이 주도해 설립한 공적 서민중개 대출기관으로, 대출 사기나 불법 사금융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지난해 한국이지론을 통해 중개된 대출 건수는 총 2만1527건으로 전년(1만3898건)에 비해 50% 급증했다. 한국이지론 측은 “최근 중금리 대출을 포함해 금융권에서 다양한 서민 대출 상품을 내놓으면서 중개 실적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이지론에서 취급한 대출 가운데 연 10∼20%인 중금리 상품이 25.4%를 차지했다.
한국이지론의 가장 큰 장점은 편리함이다. 회원 가입 후 자신의 연소득, 직업 등의 대출 관련 정보를 입력하면 대출 가능한 상품별로 적용 금리와 한도까지 한번에 비교할 수 있다. 금융회사의 영업점을 찾아갈 필요 없이 인터넷 사이트를 한 번 방문하는 것으로 최대 75개 제휴 금융사에서 대출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지현 한국이지론 팀장은 “단순히 대출 상품을 소개하는 민간 중개사이트는 많지만 여러 금융사 대출 상품에 대해 대출 심사를 진행하고 승인 여부까지 알려주는 서비스는 한국이지론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고객이 부담하는 별도의 중개수수료는 없다. 또 인터넷을 통해 대출 심사나 접수가 이뤄지기 때문에 영업점을 방문했을 때보다 수수료가 최대 5%포인트 저렴하다는 게 한국이지론 측의 설명이다.
○ 중금리 대출 상품 잇따라 출시
시중은행과 저축은행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앞다퉈 중금리 대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시중은행의 경우 주로 연 이자 10% 미만, 저축은행들은 20% 미만의 상품을 취급하고 있지만 대출 자격 요건이나 한도 등의 세부 내용은 차이가 있다.
하나은행의 ‘이지세이브론’은 3개월 이상 급여 또는 사업소득이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기존에 다른 금융회사로부터 받은 신용대출이 남아있더라도 연 소득의 30% 범위에서 최대 2000만 원까지 대출해준다.
중금리 대출 시장에서는 모바일과 연계된 상품이 금융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우리은행이 지난해 5월부터 모바일 전용 은행인 ‘위비뱅크’를 통해 취급하는 ‘위비모바일대출’은 지난해 말 기준 대출 실적이 500억 원을 넘어섰다. 우리은행 측은 “담보나 대출 심사 서류 없이 24시간 대출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젊은 직장인 등이 많이 이용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SBI저축은행이 지난해 말 내놓은 중금리 대출 상품 ‘사이다’ 역시 출시 한 달여 만인 지난달 20일 기준으로 대출 취급액이 130억 원을 돌파했다. 이 상품은 나이스평가정보에 매긴 고객의 신용등급에 따라 1등급(6.9%)부터 6등급(13.5%)까지 확정 금리를 적용하는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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