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창조경제센터 미래를 위해 정부와 기업이 할 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일 03시 00분


이형오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이형오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혁신의 대명사인 ‘창조경제’를 구현하는 한 방안으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전국에 설립되었다. 최근 센터의 역할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생겨나고 있는데, 좀 더 긴 안목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에서 혁신은,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제품 혁신과 기존 제품을 새롭게 만드는 공정 혁신으로 나뉜다. 우리 기업들은 주로 후자 쪽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 이제는 그러한 성공 모델이 한계에 다다랐고, 더욱이 국내 대기업들이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함에 따라 제조업 분야에서는 산업공동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에 절실한 것은 제품 혁신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대기업 스스로 제품 혁신을 이룰 수 있지만, 조직의 관성으로 인해 그게 쉽지 않다. 이러한 현상 때문에 각국에서 벤처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우리도 벤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이 이루어져 왔고 그 효과가 지금 일부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벤처는 역량이 부족하기에 그 성공을 위해 효과적인 벤처생태계가 구축될 필요가 있다. 생태계 핵심 구성요소로는 대학, 벤처캐피털도 있지만 대기업도 있다.

창조경제혁신센터는 바로 벤처와 대기업을 연계시키는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궁극적으로 성공적인 벤처생태계 구현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현재는 대기업들이 그 운영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실제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17개 센터가 설립되어 있고, 삼성 현대자동차 SK 등 16개 기업그룹이 센터별로 지원을 전담하고 있다. 각 센터는 지역별 특성에 맞는 활동을 하면서 창업 및 벤처생태계 활성화와 중소기업 지원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스마트 팩토리 도입과 융합형 신사업 발굴을 하고 있고,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는 자동차 산업과 관련한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각 센터들이 단기간에 설립되었기에 한계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정부와 대기업의 관심이 지속된다면 센터들은 지역경제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대기업이 벤처산업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각 대기업은 기존 협력사들을 지원하여 그들을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육성시킬 수도 있고, 글로벌 마케팅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신생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도울 수도 있다.

어떤 제도든지 만드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그 제도를 육성 발전시키는 것이다.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창조경제혁신센터에 지금 필요한 것은 긍정적 기대와 응원이다. 이들을 어떻게 잘 활용해 경제에 기여하도록 만들까를 함께 생각할 때다. 이제 정부는 주도권을 민간에 넘기고 지원 활동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또한 대기업들은 수동적 관점이 아니라 전략적 관점에서 주관 센터가 지역 경제 및 자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형오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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