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창현의 신차 명차 시승기]르노삼성 SM6 “재미와 감동, 일반 중형차와 달라”

  • 동아경제
  • 입력 2016년 2월 3일 08시 00분


“감각적인 디자인, 유럽형 주행감각 등 기존에 없던 새로운 D세그먼트 세단을 만들었습니다. 엔진과 차체 크기는 중형이지만, 성능이나 사양들은 준대형급 이상입니다.”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삼성자동차 대표는 새로 나온 SM6를 이렇게 소개했다. 그는 “직접 타보면 알겠지만 정말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 디자인, 주행성능, 편의사양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넣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르노삼성차는 SM6를 내놓으면서 연간 판매 목표를 5만대로 잡았다. 한 달에 4000대 이상을 국내에서 판매하겠다는 얘기다. 지난 1일부터 사전계약을 받기 시작했는데, 첫날에만 800대 이상 접수됐다고 한다.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차’ 1위로 평가받아
르노삼성차는 SM6를 개발하면서 크게 3가지에 집중했다. 첫째가 ‘감각적인 디자인’이다. 차체를 전체적으로 넓고 낮게 만들어 안정적이면서도 다이내믹한 이미지를 완성하려 했다. 헤드램프와 테일램프, 주간주행등을 모두 LED로 바꾸고, 지붕은 현대차 EQ900와 같은 레이저 블래이징을 적용해 깔끔하게 마감했다. 실내는 하이글로시 블랙 콘솔에 퀼팅 나파가죽시트, 하이글로시 A/ B/ C필러 커버, 일체형 선루프 블라인드 등 고급차에나 들어가는 소재들로 꾸몄다.

이 차는 지난해 7월 유럽시장에 ‘탈리스만’이라는 이름으로 먼저 선보였는데, 최근 국제자동차페스티벌(FAI) 주최 2016 콘셉트카 전시회에서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차’ 1위에 뽑히며 디자인의 완성도를 객관적으로 평가받았다.

#2.0 GDe,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주행감 보여줘
두 번째로 집중한 대목이 ‘감동적인 드라이빙’이다. 신차는 모두 4가지 모델로 출시되는데 2.0리터 GDI 가솔린엔진을 얹은 ‘2.0 GDe’와 1.6리터 GDI 가솔린 터보엔진을 얹은 ‘1.6 TCe’, LPG를 사용하는 ‘2.0 LPe’와 올해 중반기 출시 예정인 ‘1.5 디젤’ 모델이다.

이번 시승은 2.0 GDe와 1.6 TCe 모델을 번갈아 타고 경기도 일대 국도와 고속도로 150여km를 달리는 것으로 진행됐다.

먼저 2.0 GDe는 2.0리터 엔진에 독일 게트락사의 첨단 7단 DCT를 맞물렸다. 이 변속기는 습식 듀얼클러치 변속기로 가격은 비싸지만 부드러운 변속감이 장점이다.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는 20.6kg.m을 발휘한다. 엔진에는 듀얼 VTC를 적용해 저속 토크를 높이고 연비를 향상시켰다. 복합연비는 12.3km/ℓ.

이 모델은 출시되자마자 제원표상 출력이나 토크가 조금 부족하지 않느냐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시승에서 어지간한 오르막길을 만나도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전혀 받지 못했다. 특히 고속도로에 올라 실용역역인 시속 100km 부근에서 엔진회전이 2000rpm내외에 머물며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주행감을 보여줬다. 주행모드는 컴포트와 스포츠, 에코, 노멀, 개인 등 모두 다섯 가지에서 선택할 수 있는데, 각 모드에 따라 주행성격은 물론 계기반과 실내조명 색상 등이 바뀌어 운전의 재미를 더했다. 스포츠모드에서는 역동적인 주행성능은 물론 일반 스포츠세단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배기음을 들을 수 있다. 개인모드를 선택하면 운전자가 원하는 몇 가지 사항을 조합해 개인 취향에 맞는 최적의 주행조건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토션빔 논란 무의미해
조금 더 다이내믹한 주행을 원한다면 1.6 TCe 모델이 있다. 이 차는 같은 7단 DCT지만, 엔진의 크기를 줄이고 터보를 적용해 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을 완성했다. 평상시에는 부드럽게 달리지만 일단 가속페달을 밟아 터보를 작동시키면 차급에 맞지 않게 순식간에 치고 나가는 맛이 일품이다. 최고출력은 190마력, 최대토크는 26.5kg.m을 발휘한다. 특히 고속영역에서의 엔진회전 질감이나, 가속감은 수준급이다. 복합연비는 12.8km/ℓ.

SM6는 출시되기 전부터 서스펜션 때문에 논란의 중심에 섰다. 후륜에 멀티링크가 아닌 토션빔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보통 값이 저렴한 토션빔은 멀티링크에 비해 승차감과 노면 접지력이 떨어지고 주행에서도 불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때문에 중형차 이상은 멀티링크, 소형차는 토션빔을 적용하는 것이 공식처럼 굳어져 있다.

하지만 르노삼성차의 주장은 조금 다르다. SM6에 들어가는 후륜 서스펜센은 일반적인 토션빔이 아니라 AM(Adaptive Motion)링크로 한국 지형에 맞게 튜닝했기 때문에 멀티링크에 견줘 전혀 부족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날 실제 주행에서도 후륜 서스펜션의 반응은 멀티링크와 큰 차이가 없었다. 급한 커브길을 고속으로 돌아나가도 전륜이 이끄는 데로 거부감 없이 후륜이 잘 쫒아왔다. 특히 과속방지턱이나 요철을 지날 때 충격을 그대로 흡수해 차가 튕기거나 착지가 불안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서스펜션 세팅에 공을 들였다는 르노삼성차의 주장에 설득력이 느껴졌다.

#다양한 편의사양과 가격 경쟁력 갖춰
세 번째가 감성적 이노베이션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나만의 드라이빙’ 세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운전석에 앉아 사용자 프로파일 중 ‘아버지’를 선택하면 시트와 주행모드, 언어, 헤드업디스플레이 각도 등 8가지 기능이 운전자에 자동으로 맞춰진다. 모두 6명까지 선택이 가능해 패밀리카로 손색이 없다.

또한 스마트폰처럼 사용가능한 8.7인치 터치 인터페이스를 이용해 차량의 모든 정보나 기능을 설정하고 3D 티맵 내비게이션으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음원 손실이 없는 FLAC와 보스 오디오시스템, 13개 스피커, 멜론서버 스트리밍 서비스 등을 적용해 운전을 하면서도 수준 높은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이밖에 올 어라운드 파킹센서 및 핸즈프리 주차장치,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7인치 TFT계기판, 자동긴급제동시스템, 차간거리 경보시스템, 오토매틱 하이빔, 차선이탈 경보시스템, 사각지대 정보시스템 등 다양한 안전편의사양을 갖췄다. 실내에는 25리터 크기의 수납공간을 만들었고, 트렁크는 골프백과 보스톤백 4개가 동시에 들어간다. 트렁크 아래쪽에는 작은 숨겨진 공간이 있다.

가격은 2325만~3250만 원으로 동일 차급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탈리스만의 유럽 가격(3500만~5000만 원)보다 1000만 원 이상 저렴하게 출시됐다.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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