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업계가 ‘적자 악몽’에서 벗어났다. 2014년 대규모 적자로 어려움을 겪던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이 지난해에는 흑자로 돌아섰다. 실적 발표를 앞둔 현대오일뱅크도 흑자를 낸 것이 확실시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매출은 48조3599억 원, 영업이익은 1조9803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3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65조8607억 원)에 비해 26.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도(1828억 원 적자)에 비해 2조 원 이상 증가했다.
GS칼텍스도 지난해 매출이 28조3392억 원으로 전년도(40조2584억 원)에 비해 29.6%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563억 원 적자에서 1조3055억 원으로 늘어났다고 공시했다. 에쓰오일도 지난해 매출이 17조8903억 원으로 전년도(28조5576억 원)에 비해 37.4%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897억 원 적자에서 8775억 원 흑자로 전환했다.
2014년 국내 정유사 중 유일하게 흑자(1928억 원)를 냈던 현대오일뱅크는 4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사상 최대인 6300억 원대 영업이익을 내 14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유가 하락에 따라 전년 대비 매출은 줄었지만 글로벌 석유제품 수요 증가와 정제마진 호조로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가 운임 등을 제외한 이익. 2011년 배럴당 8.2달러로 정점을 찍고 꾸준히 하락해 2014년엔 5.9달러로 떨어졌다가 지난해 7.7달러로 올랐다.
SK이노베이션은 주당 배당금 3200원에 일회성 특별 배당금 1600원을 더해 지난해 배당금을 사상 최고 수준인 주당 4800원으로 정할 예정이다. 총 배당금은 4474억 원이다.
정유업계에선 지난해와 같은 실적이 앞으로도 지속될지는 미지수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GS 관계자는 “지난해엔 원유가 하락으로 인한 재고 손실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정유제품 마진 덕에 GS칼텍스의 실적이 개선됐다”며 “다만 올해 유가가 계속 하락세를 보이는 등 경영 환경이 여전히 어려워 향후 실적을 예단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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