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연말이 되면 비즈니스위크, 포브스 등 유력 언론 매체들은 앞다퉈 ‘올해의 경영자’를 선정한다. 경영자 상 수상은 대외적으로 경영자의 명성을 높일 뿐 아니라 기업 내에서도 수상자의 위상을 높여준다. 이런 유명 경영자 상의 수상이 실제 기업의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울리케 말멘디어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경영대학 교수 연구팀은 경영자들을 기업의 얼굴로 만들고 있는 이른바 ‘슈퍼스타 시스템’의 경제적 영향에 대해 연구했다. 구체적으로 유명 경영자 상의 수상으로 인한 경영자의 지위와 위상의 변화가 기업의 성과와 경영자의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폈다. 연구자들은 비즈니스위크, 포브스, 타임 등 총 10개의 유력 언론 매체로부터 경영자 상을 받은 264명의 경영자(이하 ‘슈퍼스타 경영자들’)를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슈퍼스타 경영자들의 높아진 위상이 기업 경영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수상 이후 그들이 경영하는 기업의 누적초과수익률을 분석했다. 슈퍼스타 경영자들은 수상 이후 1년, 2년 및 3년 이후 기간 동안 대조군에 비해 각각 8%, 17%, 26% 더 낮은 누적초과수익률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명 스포츠 매체의 표지를 장식한 운동선수들이 그 이후 부진을 보이는 것을 일컫는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징크스(Sports Illustrated cover jinx)’와 비슷한 양상이다.
하지만 이런 경영 성과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슈퍼스타 경영자들의 보수는 수상 직후 평균적으로 44%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경영자 상 수상과 함께 슈퍼스타 경영자들의 평균 보수는 781만 달러 상승하는 반면 같은 기간 동안 대조군의 보수는 평균 83만 달러 감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자들은 슈퍼스타 경영자들의 증가된 외부 활동을 그들의 행동 변화와 경영 실적 부진을 설명하는 하나의 요인으로 꼽았다. 실제 슈퍼스타 경영자들은 수상 이후 저서 집필과 다른 기업의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횟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또 슈퍼스타 경영자들은 이익 조정을 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슈퍼스타 시스템은 뛰어난 능력을 가진 개인들에게 지위 상승이라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장점이 분명히 있다. 하지만 슈퍼스타 시스템으로 경영자의 파워가 커지면서 오히려 주주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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