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이사회 의장을 대표이사 외에 사외이사에게도 맡길 수 있도록 하는 정관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삼성SDI, 호텔신라 등은 다음 달 11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사회의 의장은 대표이사로 한다’는 조항을 ‘이사회의 의장은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 이사 중에서 선임한다’로 고치는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아 왔다. 그러나 정관을 변경하면 이인호 전 신한은행장, 송광수 전 검찰총장(이상 재선임),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신규선임), 김한중 전 연세대 총장, 이병기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등 5명의 사외이사 중에서도 이사회 의장이 나올 수 있다.
사외이사가 의장을 맡은 이사회가 대표이사의 업무 수행을 견제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도 있다는 얘기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출범한 통합 삼성물산에 주주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거버넌스위원회’를 설치하고, 삼성전자 등 주력 계열사들의 배당을 확대하는 등 주주친화 정책을 확대해 왔다. 이번 정관 변경 추진도 주주친화 정책의 일환으로서 투명경영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을지, 다른 사내이사 또는 사외이사가 맡을 수 있을지는 각 사 이사회에서 판단할 문제”라며 “하지만 정관 변경을 통해 이사회 의장의 조건을 완화시켜 길을 열어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변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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