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발이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처럼 수출 기업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습니다. 우리 기술로 해외 시장에 계속 도전하겠습니다.”
국내 아웃도어 업계에는 새해 초부터 대형 수출 계약이 전해졌다. 트렉스타가 독일에서 열린 2016년 국제 스포츠아웃도어용품 박람회에 참가해 러시아와 터키, 이스라엘 등 6개국에 50억 원 어치(약 20만 족)의 수출 계약을 맺은 것이다. 이 회사는 3월 계약 체결을 목표로 인도에 2만 족의 군용 전투화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아웃도어 시장 축소가 가시화된 상황에서 연이은 수출을 성사시키고 있는 것이다.
15일 서울 관악구 남부순환로 트렉스타 서울지사에서 만난 권동칠 트렉스타 대표는 “1994년 브랜드 출범 이후 줄곧 해외 영업을 추진해 왔다”며 “올해 아웃도어 신발 수출에 총력을 기울여 연간 230억 원의 해외 수주를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렉스타는 국내 아웃도어 업계에서 보기 드문 ‘수출형’ 기업이다. 전체 매출(2014년 약 1200억 원)의 30%를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특히 스웨덴과 노르웨이, 핀란드 등 스칸디나비아 3국과 독일, 영국 등 아웃도어 선진국에서 수출 실적을 올리고 있다.
트렉스타는 2014년 기준 세계 아웃도어 신발 판매 순위에서 14위에 올랐다. 국내 업체로는 유일하게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아시아 업체 전체로 따져 봐도 전체 1위다.
이 같은 수출 호조는 2012년 자체 기술인 ‘네스트 핏’(nesTFIT)을 도입하면서 시작됐다. 신발을 발 모양 그대로 울퉁불퉁하게 만드는 기술이다. 권 대표는 “2만 명의 발 모양 데이터를 토대로 발가락, 발바닥 모양 그대로 신발을 만들어 해외에 내보내면서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아웃도어 업체에서 관행처럼 굳어진 ‘유명 모델 기용’ 행태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얼굴 예쁜 탤런트를 기용해 아웃도어 업체 모델로 쓰는 것은 한국이 유일하다”며 “그래서 가격이 더 비싸지고 소비자 부담으로 굳어지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트렉스타는 주로 엄홍길, 김홍빈 대장 등 산악인을 자사 모델로 기용하고 있다.
트렉스타가 해외 수출을 활발하게 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한국군 전투화로 납품하고 있다는 이유도 있다. 이 회사는 2011년부터 한국군 전투화 전량을 납품했고 올해는 50% 정도를 보급하고 있다. 권 대표는 “그동안 한국 외에 미국과 일본, 프랑스, 스페인 등에 군 전투화를 납품했다”며 “올해 인도와 러시아, 스웨덴, 체코 등과 추가 계약을 맺어 이르면 5월부터 납품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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