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을 창업하거나 집 인테리어를 바꿀 때, 좋아하는 가수의 음반을 사거나 자격증 공부를 시작하려 할 때에 안방에서 간편하게 TV 홈쇼핑 채널만 틀면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홈쇼핑 업체들이 2014년 이후 계속되고 있는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기존에 판매하지 않던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홈쇼핑은 외식 프랜차이즈 전문기업 ‘김가네’의 가맹점주를 모집하는 창업방송을 22일 오후 7시 35분부터 1시간 5분 동안 진행한다고 17일 밝혔다. 방송을 통해 매장 운영의 정보를 제공하고 창업 상담 접수를 받는다. 추첨을 통해 고객 10명에게 최대 1000만 원의 창업지원금도 제공할 예정이다. 2014년에는 계열사인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가맹주 모집방송을 진행해 55분 동안 3000여 건의 상담을 받기도 했다.
CJ오쇼핑은 지난해 12월 싱어송라이터 루시드폴의 7집 정규 앨범을 홈쇼핑 방송으로 판매해 9분 만에 1000세트를 모두 팔았고 2010년에는 프로젝트 그룹 UV(유세윤, 뮤지)의 앨범 홍보 방송을 방영해 화제가 됐다. 하루 만에 세면대부터 양변기까지 화장실 인테리어를 통째로 바꿔 주는 패키지 상품을 판매하는 등 실험적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GS홈쇼핑의 공무원, 공인중개사 등 31개 자격증 시험 강좌인 ‘에듀윌 평생회원반’ 상품은 새벽시간대 방영에도 2000~3000명이 상담신청을 하는 등 반응이 뜨겁다. 현대홈쇼핑의 영어공부 상품 ‘시원스쿨탭’ 역시 올해 1월 방송을 시작한 뒤로 8회 전 방송 매진 돼 판매액 130억여 원을 누적했다.
이색적인 시도로 소비자의 이목을 끌려는 홈쇼핑 업계의 시도는 TV 화면을 뛰어 넘어 오프라인으로 확대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10월 서울 송파구 잠실역 롯데월드몰 지하광장에 ‘스튜디오샵’을 열어 소비자가 홈쇼핑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방송 서비스를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했다. CJ오쇼핑과 현대홈쇼핑은 아울렛 매장 내부에 홈쇼핑 전문 매장을 열었고 GS홈쇼핑은 매년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옷으로 패션쇼를 진행해 프랑스, 미국, 중국 등 해외 패션쇼에 참가하기도 했다. 황범석 롯데홈쇼핑 영업본부장은 “과거에는 어떤 상품을 판매할까를 고민했지만 최근에는 시청자가 무엇을 원하는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경제학부)는 “유통 채널 경쟁이 심해지면서 TV홈쇼핑도 기존의 상품만으로는 소비자들을 끌어오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온·오프라인 영역을 넘은 이색적인 시도는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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