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철 코앞인데…전국 아파트 매매시세 86주만에 하락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18일 15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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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아파트 매매 시세가 1년 8개월여 만에 떨어졌다.

봄 이사철이 다가오고 있지만 대출 규제로 돈줄이 죄어지고 경기가 둔화되자 수요자들이 지갑을 닫는 모습이다.

한국감정원은 지난 주(2월 9일~15일) 전국 아파트 매매가가 전주보다 0.01% 하락했다고 18일 밝혔다. 전국의 주간 아파트 가격이 떨어진 것은 2014년 6월 셋째 주(2014년 6월 17일~23일) 이후 86주 만이다.

아파트 값 상승폭은 지난해 10월 다섯째 주(2015년 10월 27일~11월 2일·0.14%)를 기점으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12월 넷째 주(2015년 12월 22일~28일)부터는 7주 연속 보합세를 보인 끝에 지난주 하락세로 돌아섰다.

수도권에서는 경기와 인천이 주춤세를 보인 반면 서울은 0.01% 떨어졌다. 서울 강남구(-0.07%)·서초구(-0.03%)·송파구(-0.03%) 등 강남권의 내림폭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강남 지역 시세 상승을 주도하던 일부 재건축 단지들의 사업성이 떨어진 데다 위례신도시(서울 송파구) 입주 여파로 주택 공급량이 늘어난 게 원인으로 꼽힌다.

지방 아파트 값은 전주에 이어 0.01% 하락했다. 충청권의 경우 새 아파트가 많은 세종(0.02%)이 수요를 빨아들이면서 충남(-0.11%)·충북(-0.05%)·대전(-0.02%)의 시세가 하락했다. 대구는 0.04% 떨어지며 9주 연속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달부터 수도권에 적용된 대출 규제가 수요자들의 구매 심리를 크게 위축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구매력이 떨어진 실수요자자들은 집을 사는 대신 전·월세 계약을 택하고 있다. 향후 집을 되팔기 어렵다고 본 투자자들도 아파트 구입을 꺼리고 있다. 이달 서울의 하루 평균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53건(2월 1~18일 기준)으로 지난해 11월(330건) 이후 3개월 만에 반 토막이 났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난해 아파트 값이 전국적으로 많이 오르면서 실수요자들도 대출 여건에 민감해졌다”며 “기준금리 인하 등의 큰 변수가 나오지 않는 한 1분기(1~3월)까지는 시장 둔화 양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호성기자 thous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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