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가운데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업부채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표한 ‘2016년 한국경제 리스크 요인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 한국의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약 150%다. 이는 미국 재무부 금융조사국이 발간한 ‘2015년 금융안정성 보고서’를 인용한 것으로 조사대상인 11개 신흥국 중 GDP 대비 기업부채 비중이 가장 높았다. 신흥국 기업부채 평균은 GDP 대비 약 75%로 한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한국의 GDP 대비 기업부채 비중은 기업의 부실 규모를 인위적으로 조작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중국(약 140%)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조사대상국 중 한국 다음으로 기업부채 비중이 높았다. 예산정책처는 “가계부채와 달리 기업부채는 단위당 부채 규모가 커 향후 금리가 인상되면 이자부담이 커지고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이 커진다”며 “또한 잠재성장률이 둔화될수록 한국경제의 새로운 뇌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주요 기업들의 부채도 급격히 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받아 공개한 ‘최근 5년간 주요 30대 기업 부채액’에 따르면 30대 그룹 소속 1037개 기업의 부채 총액은 2014년 말 기준 약 1740조 원으로 1년 만에 139조 원(8.0%)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계부채(66조 원·6.5%), 공공부문 부채(47조 원·4.3%)보다 증가세가 훨씬 가파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비은행대출, 회사채 등을 포함한 우리나라 기업의 총부채는 2015년 3월 말 기준 2347조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3조 원 증가했다. 2014년 3월 말 55조 원이었던 연간 증가액이 2배로 늘어난 셈이다. 금융감독원이 집계한 시중은행의 기업여신 규모도 2015년 1분기(1~3월)에 62조 원 늘었다. 기업여신 규모는 2013년 이후 저금리 기조를 타고 최근 2~3년 사이 연 20조 원 가량 늘다가 최근 증가폭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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