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정위기를 겪었던 남유럽의 ‘피그스’(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4개국의 장기 국채 금리가 최근 치솟고 있다. 독일 도이체방크 등 유럽 대형은행의 수익성 악화에 이어 남유럽 국가들의 신용위험이 확대되면 유럽 전체의 시스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PIGS 국가들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이달 들어 일제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19일 현재 포르투갈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달 말보다 56.1bp(베이시스포인트·1bp는 0.01%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그리스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96.6bp 상승했고, 이탈리아(14.9bp)와 스페인(19.3bp)도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포르투갈과 그리스의 국채 금리는 연초 이후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말보다 각각 92.2bp, 225.6bp 올랐다.
PIGS 국가들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이후 구제금융을 지원받으며 긴축정책을 펼쳐온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최근 오랜 경기 침체로 긴축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내부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해 11월 좌파 연립정부가 들어선 포르투갈은 올해 예산안에 긴축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아 채권단인 국제통화기금(IMF)이 공개적으로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리스도 최근 긴축반대 시위가 심해져 조기 총선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정치·경제적 혼란을 겪고 있다.
김위대 국제금융센터 유럽팀장은 “남유럽 국가들의 국채금리 상승세가 지속되면 투매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일부 유럽은행의 건전성 악화가 이들 국가의 재정위기와 맞물리면 유럽 전체의 시스템 위기로 발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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