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완구 시장에서 국내 제품이 외국 제품을 압도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21일 새 학기를 앞두고 대형마트에서 잘 팔리는 어린이 완구 제품을 분석한 결과 국내 제품이 상위권을 휩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에서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7일까지 팔린 어린이 완구 제품 순위를 보면 국내 기업 손오공의 ‘터닝메카드 메가드래곤’이 모두 1위를 차지했다. 터닝메카드 시리즈 제품 5, 6개와 손오공의 또 다른 제품인 ‘헬로카봇’ 시리즈 제품 2개가 상위 10위권에 들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내 완구 시장은 일본 제품이 장악하고 있다는 통념이 강했다. 이 통념은 2009년 국내 기업 영실업이 ‘또봇’을 내놓으면서 깨졌다. 또봇은 변신자동차 캐릭터로 2010년 4월부터 TV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되면서 아이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당시 레고와 파워레인저 등 외국 제품이 석권했던 국내 시장의 판도를 바꿨고 2012년 상반기에는 1위를 차지했다. 2014년에 잠시 일본 제품인 파워레인저가 또봇을 앞질렀지만 2015년에 터닝메카드와 헬로카봇이 파워레인저를 앞섰다.
업계에 따르면 어린이 완구의 인기는 TV 애니메이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때문에 완구 회사가 인기 있는 캐릭터를 상품으로 만들어 파는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TV 애니메이션 제작 단계부터 참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손오공은 자회사인 ‘초이락컨텐츠팩토리’가 캐릭터를 기획하고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며 직접 투자도 한다.
헬로카봇과 터닝메카드 인기에 힘입어 손오공의 지난해 매출은 125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5% 늘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적자였지만 지난해 103억9600만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손오공 관계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변신 자동차와 카드 게임 두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춘 데다 여자아이들도 좋아한 게 성공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어린이 완구 제조업체의 약진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봇 이후 히트 상품을 내놓지 못했던 영실업이 TV 애니메이션과 결합한 새로운 완구를 내놓기로 했기 때문이다. 영실업은 현대자동차와 CJ E&M이 선보이는 새 TV 애니메이션 ‘파워배틀 와치카’(가제)의 완구 제작 및 유통사로 선정됐다. 이 애니메이션은 올해 봄에 방영될 예정이다.
현재 시장 판매 1위를 기록 중인 터닝메카드는 2월 초 시즌1이 끝났다. 4월에 시즌2가 시작된다. 손오공도 이에 맞춰 새로운 제품을 출시한다. 어린이날을 전후한 완구 시장 최대 성수기에 국내 기업 간의 격돌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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