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를 넘어서(Beyond Barriers)’란 주제로 21일(현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삼성전자 신제품 공개 행사 ‘언팩’ 시작 1시간 전. 행사장에 들어선 글로벌 미디어 및 모바일 업계 관계자들은 5000여 전 좌석에 놓인 가상현실(VR) 기기 ‘기어VR’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궁금증은 금세 풀렸다. “할로윈 마스크를 쓰듯 기어VR을 머리에 써보세요”라는 안내에 따라 기어VR을 쓰니 거짓말처럼 눈앞에 갤럭시S7이 나타났다. 마치 손을 대면 닿을 곳에 ‘갤럭시 S7’과 ‘갤럭시S7엣지’가 떠있는 듯 선명했다.
기어VR을 벗자 무대에는 고동진 삼성전자 IT모바일(IM) 무선사업부장(사장)이 양 손에 갤럭시S7과 엣지를 들고 나타났다. 그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부터 전작인 S6까지 오며 배운 점은 우리가 모든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듣고 배우고 고쳐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갤럭시 S7과 엣지를 만들며 우리는 다시 정의(Redefine)하지 않고, 다시 상상(Reimagine)했다”며 “이들 제품이 그 결과물”이라고 덧붙였다.
● 갤럭시S7 엣지를 손에 쥐어보니
발표가 끝난 뒤 갤럭시S7과 엣지 체험 장소는 수많은 취재진과 파트너들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장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잡은 제품은 역시 갤럭시S7 엣지 모델. 눈으로 보기엔 갤럭시S6 엣지와 큰 차이 없어보였지만 손에 쥔 느낌(그립감)은 확실히 느낌이 달랐다. 5.5인치 대형화면임에도 한 손으로도 부담스럽지 않았다. 그립감 개선은 갤럭시노트5처럼 뒷면에도 양 옆에 굴곡진 커브드 글래스를 장착한 덕분. 갤럭시S6 엣지 테두리에서 느껴지던 경계선의 느낌이 사라진 것도 전체적인 그립감 개선에 큰 몫을 했다.
스마트폰 테두리에 해당하는 베젤은 사실상 없다고 보면 된다. 이 때문에 사진을 찍거나 동영상 감상을 할 때에 전체적으로 화면이 더 커진 듯한 느낌을 받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베젤이 훨씬 얇아졌지만 소프트웨어 개선으로 터치 오작동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고사양 스마트폰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히는 발열 문제도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보통 PC 등 대형기기에 쓰던 초박형 히트파이프를 제품 뒷면에 탑재했다. 한 마디로 물을 넣어 열을 빠르게 냉각시키는 신기술이다.
삼성전자가 이날 함께 공개한 카메라 신제품 ‘기어 360’도 참가자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공 모양의 귀여운 외형에다 360도 영상 촬영으로 가상현실(VR) 콘텐츠를 직접 생산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 카메라와 게임 기능이 자랑
삼성전자가 갤럭시S7과 엣지에서 가장 자신 있게 내세우는 기능은 카메라다. 세계 최초로 ‘듀얼 픽셀’ 이미지 센서를 사용해 어두운 곳에서도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미지 픽셀을 두개로 구성한 듀얼 픽셀 기술은 빛이 부족한 밤거리나 야경을 찍는 순간 더 밝고 선명한 촬영을 가능하게 한다. 갤럭시S6와 같은 곳을 촬영했을 때 훨씬 더 선명하고 밝게 찍혔다. 전면카메라를 이용해 얼굴을 찍을 때 스마트폰 화면 빛을 활용하는 ‘셀피 플래시’ 기능도 넣었다.
스마트폰에 설치한 게임을 자동으로 모아 폴더로 구성하면서 배터리 세이브 방해금지모드 등 편의 기능을 제공하는 ‘게임 런처’, 게임 중 실시간 화면을 캡처하거나 녹화할 수 있는 ‘게임 툴즈’는 모바일 게임족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수 있을만한 기능이다.
스마트폰 화면에 항상 시계나 달력, 부재중전화 등 기본적 화면이 표시되는 ‘올웨이즈 온’ 기능도 들어갔다. 이렇게 강화된 기능에 맞춰 배터리 용량과 사용시간도 늘렸다. 갤럭시S7은 전작 S6(2550mAh)에 비해 18% 늘어난 3000mAh 배터리를 장착했다. 갤럭시S7 엣지도 전작(2600mAh) 대비 38% 늘어난 3600mAh 배터리를 달았다.
다만 이날 월스트리트저널 등 일부 외신은 전작 갤럭시 S6와 비교했을 때 눈에 띄는 디자인이나 기능적 차별성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일부 사용 기능을 개선했지만 “갤럭시 S7을 구입하라”고 권할 만큼 혁신은 없었다는 것이다. 다음달 11일 한국을 시작으로 세계 시장에서 순차적으로 제품을 내놓을 삼성전자의 고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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