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경제제재로 단절됐던 한국과 이란의 하늘길이 7년 만에 다시 열린다. 빗장이 풀린 이란이 새로운 수출시장으로 부상하자 인천과 테헤란을 잇는 직항 노선 개설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23일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주한 이란대사관과 인천공항공사는 22일 인천∼테헤란 직항 노선 개설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국은 1998년 항공협정을 체결해 주 4회 운항할 수 있도록 운수권을 설정했지만 현재 정기 노선을 운영하지는 않고 있다. 2009년까지 이란항공이 테헤란∼베이징∼인천 노선을 주 1회 운항했지만 이란 경제제재 이후 중단됐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이란 제재 해제에 대비해 지난해부터 이란 측과 접촉을 해왔고, 이란 마한 항공에서 신규 취항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양국 간 교역이 확대되고 건설 등의 투자가 늘어나면 양국을 오가는 여객과 물동량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당장은 여객 수요가 부족하더라도 직항 노선이 개설되면 수요도 뒤따를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마한 항공이 2013년 중국 상하이에 취항할 당시 여객 수요는 1만7000명에 불과했지만 1년 뒤 6만5000명으로 급증했다. 공항공사와 마한 항공에 따르면 한국과 이란을 오가는 수요가 연 4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최대 주 3회 취항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도 연내 이란에 신규 취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1970년대 중반 양국 간 화물기를 부정기 운항한 경험이 있다. 또 향후 여객과 물동량 추이를 고려해 여객기 운항에 대한 사업성도 검토할 계획이다.
한국과 이란 양측은 현재 직항 노선 개설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란 측에서는 이란 국민들의 자유로운 한국 입국을 위해 비자 발급요건을 완화해 달라고 한국 측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에서 이란으로 가는 여객 수요를 확보하는 방안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항공사들이 취항을 추진하면 적극적으로 행정 지원을 할 것”이라며 “항공사 공동운항을 확대하거나 필요하면 항공회담을 통해 운수권을 추가로 확보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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