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2000억 원을 들여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을 샀다. 삼성엔지니어링 자사주 302억 원 어치도 취득한다.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삼성SDI가 신규순환출자고리 해소를 위해 매각해야 하는 삼성물산 주식 500만주 중 2000억 원 상당의 주식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 부회장이 취득하는 삼성물산 주식 수는 130만 5000주다. 이번 인수에 따라 이 부회장의 삼성물산 지분율은 16.5%에서 17.2%로 0.7%포인트 상승한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2.9%)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장 사장(이상 각각 5.5%)은 지분율 변동이 없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통합 삼성물산 출범으로 강화된 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위해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을 처분할 것을 삼성 측에 요구한 바 있다.
삼성 측은 “이 부회장은 순환출자 해소 과정에서 대규모 주식매각에 따른 시장 부담을 최소화하고 소액주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삼성물산 지분 일부를 직접 매입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이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 경영 정상화를 지원하기 위해 증자 과정에서 실권주 발생 시 일반공모에 참여하기 위해 삼성SDS 지분을 팔아 3000억 원을 만들었다. 하지만 구주주 청약률이 99.9%에 이르러 참여할 수 없게 되자 삼성SDI의 삼성물산 지분 인수로 용처를 옮긴 것이다. 대신 발표했던 대로 삼성엔지니어링 지분도 자사주 인수 등을 통해 취득하기로 했다.
이 부회장 외에 삼성생명공익재단도 이번 블록딜에 참여해 3000억 원 규모의 삼성물산 지분을 매입한다. 삼성그룹은 삼성생명공익재단의 삼성물산 주식 매입에 대해 “저금리 기조 하에서 장기적인 투자수익 확보를 위한 것으로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이 부회장과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인수하는 주식을 제외한 나머지 삼성물산 지분에 대해서는 이날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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