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人材)’는 사전적으로 ‘학식이나 능력을 갖춘 사람, 재주가 아주 뛰어난 사람’을 뜻한다. 과거 동양에서는 덕을 기초로 학문을 하는 공자와 같은 학자를, 서양에서는 무예에 뛰어난 알렉산더와 같은 인물을 한 시대의 인재상으로 분류했지만 시대 환경이 변하면서 인재에 대한 의미와 특징도 달라졌다.
하지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재 육성은 항상 중요한 가치로 여겨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역사를 보더라도 인재 육성을 중요하게 여긴 세종대왕은 정인지, 성삼문을 비롯해 관노 출신인 장영실 등 모든 분야의 인재를 받아들여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한국 역사 최고의 발명품인 ‘훈민정음’이 만들어졌고 앙부일구(해시계), 자격루(물시계) 등이 발명돼 조선의 과학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
전 세계 정보기술(IT) 시장을 선도하는 국내 모 대기업의 뿌리를 지탱하는 것도 인재다. 선대 창업주가 “내 일생의 80%를 인재를 모으고 기르는 데 보냈다”라고 술회한 것을 보더라도 그 기업이 인재 육성에 얼마나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지를 잘 알 수 있다.
오늘날 금융업계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큰 변화의 소용돌이에 놓여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과 핀테크 확산은 금융업종 간 무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특히 애플페이, 알리페이, 안드로이드페이 등과 같은 해외 유수 정보통신기술(ICT)기업의 혁신적인 결제 수단은 국가 간 상거래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세계 금융시장에서도 국가 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하나의 거대한 시장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전문적이고 창의적인 금융인 양성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다양하고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우선 해당 영역의 전문 지식과 경험을 개인에서 조직으로 전파하고 실무에 응용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는 교육이다. 지식과 경험이 개인에게만 축적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공유하고 논의할 때 네트워크가 되고 새로운 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
두 번째는 빅데이터, 핀테크 등 새로운 IT와의 융합으로 시작된 금융업계의 패러다임 전환에 대응할 수 있는 안목과 사고의 유연함을 길러 줄 수 있는 교육이다.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었던 금융서비스의 한계가 사라지고 있는 지금의 인재상은 금융업의 경계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다른 산업과의 관계를 만들어 내는 통섭형(通涉形) 금융인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상품 모집인을 대상으로 한 준법 영업 교육 및 금융 지식 교육도 잊지 말아야 한다. 경쟁이 심화되고 금융 상품이 다양해지면서 불완전 판매 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초 문을 연 여신금융교육연수원도 신용카드, 리스·할부 금융, 신기술 금융 등에 특화된 전문 교육을 비롯해 카드·가맹점 모집인을 대상으로 한 준법 윤리 교육 등을 실시해 나갈 예정이다.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관자(管子)는 “하나를 심어서 하나를 거두는 것은 곡식이고, 하나를 심어서 열을 거두는 것은 나무이고, 하나를 심어 백을 거두는 것은 사람이다”라고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금융업계를 둘러싼 변화의 물결이 어느 때보다 거센 지금 금융업계가 인재 양성을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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