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이란 교역확대, 결제수단이 걸림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일 03시 00분


경제공동委 열어 6개 MOU 체결… 유로화 결제시스템은 구축 난항
“유럽은행들, 美 눈치에 거래 거부”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해제되면서 한-이란 경제공동위원회(장관급 회담)가 10년 만에 재개됐지만 결제 수단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앞으로 확대될 양국의 거래를 뒷받침하기 위해 유로화 결제시스템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중개거래를 해줄 유럽 은행들이 미국의 눈치를 살피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제11차 한-이란 경제공동위가 열렸다. 양국의 경제공동위는 2007년 이후 10년 만에 재개됐다. 주형환 산업부 장관은 이란 측과 미니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협력, 해양플랜트 인증 합작 법인 설립, 중소기업 협력, 전자무역 등 6개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향후 각종 개발협력 사업을 통해 급속히 증가할 양국의 거래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원화 계좌를 통한 기존 결제방식을 대체할 유로화 결제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하지만 칼자루를 쥔 쪽은 미국이다. 송인창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은 “유럽 은행들이 이란과 중개거래를 거부하고 있다”며 “당분간 원화 계좌를 통한 거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유로화 결제시스템을 구축하려면 원화를 유로화로 바꿀 달러화(매개통화)가 필요한데 이 과정이 미국 법령을 위반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받아야 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사실 유럽 은행들도 관심이 있지만 미국 눈치를 보고있다”며 “(유로화 결제시스템 구축에 관해) 미국 재무부와는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미국 법무부와 유럽 은행들이 맺은 협약도 있어 미국으로서도 내부 교통정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이란#교역#결제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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