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청년 가구 소득 증가율 첫 ‘마이너스’ 기록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8일 16시 18분


지난해 청년 가구의 소득 증가율이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에 이를 만큼 일자리 사정이 심각해진 데다 직장을 구하더라도 비정규직을 전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8일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5년 연간 가계동향’에 따르면 가구주가 39세 이하인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지난해 월평균 소득은 431만6000원으로 2014년(433만9612원)보다 0.6% 줄었다. 사회 초년병으로 돈을 벌기 시작하는 20, 30대 가구의 소득이 줄어든 건 가계동향 조사를 시작한 2003년 이후 처음이다.

20, 30대 청년 가구의 소득증가율은 2008년만 해도 8.5%로 모든 연령층에서 가장 높았다. 이들 가구의 소득은 2003년부터 2013년까지 10년 간 연평균 6.4%씩 증가했다. 하지만 청년 가구 소득증가율은 2014년 0.7%로 쪼그라들었고, 지난해에는 전체 소득의 75% 이상을 차지하는 근로소득이 0.8% 줄면서 소득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추락했다. 반면 40대, 50대, 60세 이상 가구는 지난해 월평균 소득이 각각 2.8%, 2.0%, 6.8% 증가했다.

청년 가구의 소득이 줄어든 건 지난해 9.2%로 사상 최고 수준인 청년실업률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질 높은 일자리’도 부족해 취업을 한다고 해도 소득 수준이 낮고 안정성이 떨어지는 비정규직으로 몰리는 경우가 많다.

소득이 줄자 청년 가구는 허리띠를 졸라맸다. 소득이 감소한 것보다도 더 큰 폭으로 지출을 줄인 것이다. 지난해 청년 가구의 월평균 가계지출은 335만8866원으로 전년(338만8891원)보다 0.9% 감소했다.

세종=박민우기자 min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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