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0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9개월 연속 기준금리를 연 1.5%로 동결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의 금리 수준이 실물경제를 제약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또 “지금처럼 대외여건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금리 인하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제약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꺼져 가는 경기 회복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한은이 금리를 더 내려 ‘지원사격’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있지만 이 총재는 금리 인하에 거듭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 총재는 국내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고 경제 주체 심리도 악화되고 있지만 일부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2월에 국내 소비와 설비투자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부진의 정도가 1월보다는 다소 완화됐다”며 “유가 상승과 미국의 지표 호조는 글로벌 경제의 긍정적 신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외 여건으로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높고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점을 고려해 앞으로 상황 변화를 지켜보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도 전달에 이어 하성근 금통위원이 금리를 0.25%포인트 내려야 한다는 소수의견을 내놨다. 하지만 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의견이 추가로 나오지 않은 데다 거듭된 이 총재의 매파적 발언에 시장에서도 금리 인하 기대감이 수그러들었다. 기준금리를 밑돌던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1.50%로 단숨에 올랐고 원-달러 환율도 12.7원 급락한 1203.5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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