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회.’ 지난해 3월 16일 취임 이후 1년 동안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현장방문과 간담회 등을 한 횟수입니다. 주말을 빼면 거의 이틀에 한 번꼴로 현장을 누볐다는 얘기죠. 부산 광주 대전 제주 강원 등 전국 방방곡곡을 골고루 찾았습니다. 금요일마다 정책간담회 ‘금요회’를 열고 현장 관계자들도 부지런히 만났습니다.
임 위원장이 취임 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한 사업은 금융개혁입니다. 임 위원장은 농협금융 회장 시절 금융인 대토론회에서 “규제 완화는 절대로 절대로 포기해선 안 된다”고 말해 ‘절절포 선생’이라 불렸을 만큼 개혁에 대한 의지가 강했죠. 현장을 열심히 찾은 이유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이뤄내기 위한 답은 현장에 있다’는 평소 지론에 따른 것이었습니다. 15일에도 증권사를 방문해 전날 출시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가입하고 판매 현황을 살폈습니다.
임 위원장의 노력은 조금씩 성과를 보이는 듯합니다. 금융권에 변화의 조짐이 하나둘씩 나타나고 있습니다. 계좌이동제와 ISA 등이 도입되면서 금융회사 간 서비스 경쟁에는 불이 붙었죠. ‘창구 지도’를 비롯한 그림자 규제가 퇴출되고 보험 상품을 한자리에서 비교할 수 있는 ‘보험 다모아’가 출현했습니다. 사상 첫 인터넷전문은행도 출범을 앞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장 중심의 ‘임종룡식 금융개혁’에 아쉬움을 드러냅니다. 국회를 설득해야 하는 한계가 있지만 금융당국이 세세한 규제를 푸는 데에만 매달리면서 금산(金産)분리와 같은 거대규제 문제는 너무 소극적으로 다뤘다는 것입니다. 특히 금융산업의 질적 성장에 최대 걸림돌로 지적돼 온 ‘관치(官治) 걷어내기’는 소홀히 했다는 지적까지 나옵니다. 윤석헌 숭실대 교수는 “금융회사들이 자율적으로 책임지고 장사를 해볼 수 있게 금융회사들에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이제 취임 2년 차에 접어듭니다. 임 위원장에 대한 아쉬움은 그만큼 기대가 크다는 얘기일 겁니다. 일단 밑그림은 그려졌으니 더 넓고 크게 보는 ‘금융개혁 2라운드’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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