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가 해양플랜트 적자로 허덕이는 사이 일본과 중국 조선소들이 턱밑까지 추격해오고 있다.
20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2월 말 조선 그룹 기준 수주 잔량에서 3위는 일본 이마바리조선그룹(696만4000CGT·CGT는 선박의 부가가치, 작업 난도를 고려한 계수를 곱해 산출한 무게 단위)이 차지했다. 이마바리조선은 지난해 2월 삼성중공업그룹을 제치고 3위에 오르며 세계 시장에서 ‘한국 조선 빅3’의 세계 3강구도를 깼다. 이후 삼성중공업과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지만 점차 격차는 커지는 모양새다.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그룹은 수주 잔량 1, 2위를 유지했다. 두 회사의 수주 잔량은 각각 882만5000CGT와 844만 CGT였다. 4위인 삼성중공업의 수주 잔량은 508만1000CGT였다. 저팬마린유나이티드는 10위(258만5000CGT).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조선사들이 해양플랜트로 대규모 적자를 보는 동안 일본 조선사들은 엔화 약세와 구조조정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신기술을 개발했다. 그 힘을 바탕으로 요즘 공격적으로 수주물량을 쓸어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실적을 회복한 일본 해운선사들이 자국 발주량을 늘린 것도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도 거세다. 2월 말 수주 잔량 5위는 양쯔장홀딩스(331만1000CGT)였고 7위는 상하이 와이가오차오(283만9000CGT), 9위는 후둥중화(260만8000CGT)가 차지했다. 중국 조선업체들은 자국 발주물량을 주로 수주했다.
한국 업체 중에선 현대미포조선(297만9000CGT)이 6위, STX조선해양(261만2000CGT)이 8위였다. 여전히 10위권에 5개 그룹이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지난달 한국 조선업계 수주 잔량(2844만 CGT)이 2004년 8월 말(2924만 CGT) 이후 11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질 정도로 상황은 좋지 않다. 특히 올해 들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수주한 것이 한 척도 없다.
클라크슨리서치는 2월 말 평가 보고서에서 이례적으로 한국 조선 상황을 우려하며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가 지난해 7조 원가량의 적자를 냈으며 성동조선과 같은 중견 조선사들도 막대한 손실을 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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