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세무조사 강도 높이면 GDP 줄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1일 03시 00분


“세수 목표 채우려 당국 재량적 조사”… 전문가들 “투자-성장 위축 근거 부족”

연간 세수(稅收) 목표를 채우기 위해 과세당국이 세무조사 강도를 조정하면 세수는 물론이고 국내총생산(GDP)까지 감소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일 ‘세무조사의 경제적 영향과 제도개선 방향’ 보고서를 통해 과세당국의 ‘재량적 세무조사’가 이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한경연은 우선 1991∼2004년 6월과 9월의 세수진도비와 세무조사 증가율의 상관관계를 살펴봤다. 그 결과 세수 목표 대비 징수 비율이 낮으면 세무조사가 강화됐다. 반대의 경우 조사 강도가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한경연 측은 과세당국이 재량적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는 근거라고 설명한다.

한경연은 또 과세당국이 재량적 세무조사를 실시했을 때 GDP와 세수입이 각각 연평균 0.19%, 0.29% 감소했다고 밝혔다. 2014년 기준으로 환산하면 명목 GDP는 2조3000억 원, 세수입은 5300억 원이 각각 줄어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과세당국은 재량적 세무조사 가능성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세무조사 시기 및 대상자(기업) 선정은 엄정한 내부 기준을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다”라며 “세수 목표를 맞추기 위해 세무조사 강도를 조율한다는 것은 오해”라고 강조했다.

세무 전문가들은 신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임주영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과세당국이 세수를 늘리거나 연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세무조사에 관한 능동적 판단을 하는 것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그러나 세무조사가 당장 대기업의 투자나 성장을 위축시킨다는 근거는 부족하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중소기업의 경우 예상치 못한 세무조사의 영향으로 경영활동이 휘청거릴 가능성은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창덕 drake007@donga.com·이상훈 기자
#한국경제연구원#세무조사#세무#g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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