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경기 이천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허모 씨는 식당에서 사용할 채소를 키우려고 인근 밭을 일구고 있다. 허 씨는 농업에 종사하는 농민은 아니지만 직접 경작을 하고 있기에 이 밭이 ‘비사업용 토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근 세법이 바뀌어 일정한 소득이 있으면 비사업용 토지로 보아 양도세 부담이 커진다는 얘길 들었다. 어찌 된 일일까.
A. ‘비사업용 토지’란 본래 목적대로 사용하고 있지 않은 토지를 말한다. 농지를 보유하면서도 경작을 하지 않는다면 비사업용 토지에 해당된다.
세법에서는 이러한 비사업용 토지를 일종의 부동산 투기 목적의 땅으로 간주해 18.6∼52.8%의 높은 세율로 양도세를 매우 무겁게 부과한다.
농지가 비사업용 토지에 해당되지 않으려면 ‘재촌(在村)’과 ‘자경(自耕)’ 요건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
즉, 농지가 있는 시군구 또는 그에 맞닿은 시군구에 주소지를 두고 거주하거나 농지로부터 직선 거리 30km 이내에 살고 있어야 한다. 또한 상시 재배에 종사하거나 농작물의 절반 이상을 직접 경작해야만 비사업용 토지에서 배제된다.
‘직접 경작해야 한다’고 해서 농업 외에 다른 직업이 없어야 한다는 것을 뜻하는 건 아니다.
문제는 여기에서 시작된다. 매일 출근해야 하는 직장을 다니는 사람은 자경으로 인정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근무시간이 자유롭거나 교대근무를 하는 직장인, 자영업자들은 농사일을 병행할 수 있어 자경으로 인정받는 사례가 종종 있다.
이처럼 직업에 따라 형평에 어긋나는 일을 막기 위해 올해 세법이 보완됐다. 근로자인 경우 총급여가 연 3700만 원 이상이거나, 자영업자로서 사업소득(부동산 임대소득 제외)이 연 3700만 원 이상인 경우 해당 연도는 자경 기간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일정한 소득이 있으면 자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비사업용 토지로 과세하겠다는 의도다.
허 씨의 경우 상가 임대소득이 연 1500만 원, 음식점에서 연 3000만 원의 사업소득이 발생하고 있다. 모두 합하면 4500만 원의 소득이 있는 셈이지만 허 씨의 농지는 비사업용 토지에 해당하지 않는다. 사업소득 중 부동산 임대소득은 제외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 음식점에서의 사업소득만 잘 관리하면 자경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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