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진 외관 때문에 투박하단 느낌이 강했던 혼다의 대형 스포츠유틸리차량(SUV) ‘파일럿’이 새롭게 변신했다.
지난해 9월 나온 3세대 풀체인지 모델은 길게 뽑은 전면부 범퍼 라인, 전체적으로 곡선을 살린 차체 덕에 외관이 확실히 날렵해졌다. 투박한 구석 없이 늠름해져 돌아온 모습이다.
파일럿을 직접 몰아 보니 부드럽게 나가는 힘이 제일 먼저 느껴졌다. 가솔린 모델답게 정숙성도 있었다. 경쟁 차종보다 다소 낮은 공차중량(1965kg) 덕인지 대형 SUV인데도 무겁고 육중하단 느낌은 덜했다. 시속 100km로 올리자 변속에 의한 흔들림이 살짝 발생했지만 무리는 없었다. V6 3.5L 직분사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을 기존 2세대 257마력에서 284마력으로 끌어올렸다.
다양한 운전자 보조 시스템은 운전의 피로를 줄이는 데 주효했다. 핸들 오른쪽에 달린 버튼을 누르면 ‘차선유지보조시스템(LKAS)’과 ‘자동감응식 정속 주행 장치(ACC)’라는 초록색 표시가 계기반에 나타난다.
LKAS는 시속 70∼140km에서 주행하면 차량이 차선을 인지해 주는 기능. 차선을 넘어가면 자동으로 핸들이 꺾여 조향을 돕는다.
핸들에 달린 ‘+’, ‘-’ 버튼으로 주행 속도를 조절하면 가속페달을 밟지 않고도 속도를 유지하는 ACC 기능이 실행된다. 앞차가 멈출 경우 거리를 유지하며 감속할 만큼 작동은 민첩했다.
두 기능을 모두 쓰면 손과 발 모두 놓고 운전할 수도 있다. 그래서 직선 주로를 달리며 핸들에서 손을 떼어 봤는데, 몇 초 뒤 경고 표시가 들어온다. 운전 편의 기능만을 맹신하지 말라는 뜻이다. 갑자기 앞차가 멈추면 경고 표시와 함께 경보를 울리는 ‘추돌 경감 제동 시스템(CMBS)’도 경험할 수 있었다.
파일럿의 실내는 넓은편, 최대 8인까지 탑승 가능하다고 하나 3열에 성인 3명이 앉긴 힘들어 보여 7인이 적절해 보인다.
3열에 앉기 위해 2열 시트를 조절해보니 다른 차종보다 훨씬 수월하다. 시트 바깥쪽에 붙어 있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시트의 고개가 젖혀지고 앞으로 좌석이 쉽게 밀려 3열 진입을 용이하게 만든다.
도심과 고속도로에서 총 226km 달려 보니 연료소비효율은 L당 7.3km로 공인복합연비(L당 8.9km)보다 낮았다. 가격은 5390만 원(개별소비세 인하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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