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내연기관차 못잖은 주행 성능… 짧은 주행 거리는 숙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5일 03시 00분


여기자 강유현의 쉬운 시승기
닛산 ‘리프’


2010년 나온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 닛산 ‘리프’는 전기차도 내연기관과 비슷한 주행 성능을 낼 수 있다는 희망, 주행 거리와 인프라 확충이라는 과제를 모두 담은 차다.

디자인엔 합격점을 주고 싶다. 위로 툭 튀어나온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가 개구리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매끈하고 귀여웠다. 헤드램프는 ‘V’자 형태로 돼 있어 사이드 미러에 가해지는 공기의 흐름을 분산시켜 공기저항을 줄여 준다.

주행 성능은 일반 내연기관 소형차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모터로 구동하는 전기차 특성상 정지 상태와 저속 구간에서 가속은 매우 빨랐다. 남다르게 ‘치고 나가는’ 재미가 있었다. 그러나 시속이 130km를 넘어가면 가속력이 둔화됐다. 리프의 최고 출력은 109마력, 최대 토크는 25.9kg·m다. 스티어링 휠과 브레이크는 최근 나오는 차들에 비해 민첩성이 약간 부족한 느낌이었지만, 익숙해지면 운전에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후진 기어를 넣자 작게 ‘삐삐삐’ 하는 소리가 차 안팎으로 울렸다. 전기차에서 소음이 거의 발생하지 않다 보니 주변 보행자들에게 차량이 후진한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신호였다.

1회 충전한 뒤 주행할 수 있는 거리는 132km다. 그러나 시속 80km 전후로 꾸준히 달리니 계기판에 나타나는 남아 있는 주행 가능 거리가 실제 달리는 거리보다 더 빨리 줄어들었다. 겨울철이다 보니 배터리 방전 속도가 더 빨랐던 영향도 있었을 것이다. 반대로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 구간에서는 자동차는 운행 중인데 오히려 주행 가능 거리가 늘어나기도 했다. 전기차는 속도를 줄일 때 남는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다시 저장하기 때문이다. 즉 드라이브보다는 출퇴근길에 쓰기에 유용한 차다. 급속 충전기에 리프를 꽂아놓은 뒤 1시간 만에 돌아오니 주행 가능 거리는 102km로밖에 늘어나 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국닛산 측은 “급속 충전하면 약 30분 만에 80%까지 충전되지만, 완전히 충전하려면 그 뒤에 완속충전기로 옮겨 마저 충전하길 권장한다”고 말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문제는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문제다. 기자는 집 근처인 서울 동작구 사당동 공영주차장의 급속충전기를 이용했다. 그러나 두 번째 충전을 위해 주차장을 갔을 땐 다른 차가 이미 충전기를 차지하고 있어 옆에 있던 완속충전기를 이용해야 했다.

강유현기자 yhkang@donga.com
#car#닛산 리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