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써봤어요]삼성 고성능-대용량 포터블 SSD ‘T3’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5일 03시 00분


명함 3분의 2 크기… 무게 50g, 99초 만에 9GB 미드 전송 끝

삼성전자가 최근 선보인 포터블 SSD ‘T3’. 명함 3분의 2 크기에 2TB 용량을 담을 수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최근 선보인 포터블 SSD ‘T3’. 명함 3분의 2 크기에 2TB 용량을 담을 수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올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가전전시회(CES)에서 최초 공개한 3세대 V낸드 기반 고성능·대용량 포터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신제품 ‘T3’를 최근 선보였습니다. 포터블 SSD란 기존 하드디스크보다 훨씬 작은 크기에 기존 USB의 수백 배 용량을 넣을 수 있는 저장장치입니다.

T3는 명함 3분의 2 크기에 무게는 50g에 불과합니다. 동전 10개 무게보다 가벼운 셈입니다. 평소 핸드백 외에 노트북도 항상 들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무거운 전자제품이라면 질색이지만 T3는 노트북 가방 앞주머니에 쏙 들어가 부담이 없었습니다.

T3의 용량은 2TB(테라바이트). 풀HD 영화 400편을 저장할 수 있습니다. ‘저장 공간이 부족합니다’라는 메시지 걱정은 잠시 덜고 평소 즐겨보는 미드(미국드라마)를 시리즈별로 전편을 넣어봤습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성능은 스피드. SSD는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읽고 쓰느냐가 관건입니다.

9.17GB(기가바이트) 용량인 미드 ‘하우스 오브 카드’ 한 시즌을 T3에 옮기는 데 든 시간은 1분 39초. 한 편(664MB·메가바이트)을 옮기는 데에는 9초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같은 시리즈 전편을 기존에 쓰던 하드디스크에 옮겨보니 6분 33초가 걸렸습니다. 삼성전자가 광고하던 대로 정확히 4분의 1로 시간이 단축된 것입니다.

이렇게 옮긴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해주는 것도 SSD의 장점 중 하나입니다. 하드디스크는 바늘로 돌아가는 디스크 속 정보를 읽는 방식이어서 데이터를 옮기는 중 흔들리거나 충격이 가해지면 데이터 손실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도체 방식인 SSD는 그럴 걱정이 없습니다. 자동으로 온도를 조절하는 과열 방지 기능도 있습니다.

지난해 1월 나온 전작 ‘T1’은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었지만 T3는 안정성 강화를 위해 소재를 메탈로 바꿨습니다. 플라스틱이 너무 가볍다 보니 중요한 정보를 담아두기에 오히려 마음이 불안하다는 소비자 의견도 반영한 결과입니다. 삼성전자 설명에 따르면 5t 트럭이 밟고 지나가도 제품에 손상이 없다고 합니다. 기자도 머리 위 높이에서 여러 번 떨어뜨려봤지만 데이터에는 이상이 없었습니다.

USB 3.1 C타입 커넥터를 적용한 T3는 호환되는 케이블을 연결하면 PC뿐 아니라 스마트폰과도 자동으로 연동해 데이터를 즐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은 부담스럽습니다. T3(2TB)는 인터넷 최저가조차 96만 원을 훌쩍 넘습니다. 사은품으로 나눠주던 USB가 그리워지는 순간입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삼성#ssd#t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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