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 화장품 업체 ‘엘리샤코이’는 지난해 말 말레이시아 TV 홈쇼핑 시장에 새롭게 진출했다. 홍콩의 대표적인 화장품 유통체인에도 입점하면서 세계적인 화장품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중국 일본 필리핀 등 15개국에 유통망을 확충하면서 엘리샤코이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 100만 달러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넘어섰다.
수출 호조의 일등 공신은 단연 한류다. 엘리샤코이 관계자는 “한국 가수와 배우들이 인기를 끌면서 이들이 쓰는 화장품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며 “한류의 인기가 뜨거운 중국과 인도 지역에서 최근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고, 특히 ‘K뷰티’의 히트작인 수분 크림과 쿠션 파운데이션 제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2월 한국 수출액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2% 감소하며 1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중소·중견기업 수출은 한류 열풍을 타고 선방하고 있다. 4일 중소기업청이 발표한 2월 수출동향에 따르면 이 기간 중소·중견기업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6% 증가한 140억 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수출액이 증가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 만이다. 같은 기간 대기업 수출 실적은 18.1% 감소했다.
중소·중견기업 수출을 주도한 것은 화장품을 비롯해 선박, 무선통신기기 부품 등이다. 반면 반도체와 철강 제품, 의약품은 수출이 부진했다. 중형 조선소가 대규모 수출에 성공하면서 선박 부문 수출액이 128.6% 급증했고 중소기업 중심 품목인 화장품은 중국 홍콩 미국 등 한류 확산지역을 위주로 수출이 급증세를 보였다. 화장품 수출액은 1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3.1%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전체 수출에서 중소·중견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다. 2012년 전체 수출액 중 중소·중견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2.1%였지만 올해 2월 38.4%까지 늘어났다.
불황에 빠진 한국 경제의 ‘해결사’로 중소·중견기업이 떠오르면서, 정부도 중소·중견기업 정책의 무게중심을 수출로 옮기고 있다. 중기청은 올해 연구개발(R&D) 예산 1200억 원을 수출 유망 분야에 전략적으로 투입하고 글로벌 중소기업 육성에 나섰다. 무역협회와 함께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외국어 통·번역 서비스도 제공한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은 중소기업의 수출을 장려할 올해 핵심 과제 189건을 정했다고 4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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