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는 2월 18일 기저귀를 시작으로 총 8가지 제품을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가장 싸게 판매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맞서 “우리도 최저가로 판매할 것”이라는 쿠팡과 티몬 등 소셜커머스 기업의 ‘참전 선언’이 잇따랐다. 생활필수품 최저가 경쟁이 시작된 지 50일. 누가 승리의 미소를 짓고 있을까.
50일간의 가격 경쟁을 분석한 결과 중간 승자는 이마트 매장도, 소셜커머스 기업도 아닌 이마트의 온라인 부문인 이마트몰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마트가 최저가 선언을 하면서 해당 제품을 이마트몰에서 구입하는 고객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 가격 전쟁 수혜 보는 이마트몰
7일 이마트에 따르면 최저가 판매에 나선 지 50일이 지나며 기저귀 제품의 전체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210.3% 늘었다. 최근 50일 동안 지난해에 비해 3배 이상으로 기저귀 매출이 발생했다는 뜻이다.
특히 온라인 부문인 이마트몰의 매출 상승률은 964.2%로 매출 증가 효과가 훨씬 컸다. 분유(온라인 339.7%·오프라인 96.6%), CJ스팸(온라인 4741.0%·오프라인 190.5%) 등도 이마트몰 판매 신장률이 오프라인 매장을 압도했다.
최근 대형 유통업체들은 온라인 판매 비중을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다. 온·오프라인 매장을 통합하는 ‘옴니채널’ 전략은 유통업계의 주요 화두다. 이 상황에서 이마트의 최저가 판매 선언이 대형마트 이미지가 강한 이마트의 온라인 고객 증가에 도움을 주고 있다. 최저가 판매 선언 이후 이마트몰에 가입한 회원 수는 지난해보다 38% 늘었다.
장영진 이마트 마케팅담당 상무는 “최저가 경쟁을 시작할 때부터 일반 매장보다 이마트몰의 경쟁력 상승을 염두에 뒀다”며 “제품 선정 역시 온라인 고객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최저가 판매의 첫 제품으로 기저귀, 두 번째로 분유를 꺼내 들었다. 둘 다 온라인 구매 비중이 높은 품목이다. ○ 생필품 가격 전쟁 지속될 듯
이마트발(發) 가격 경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업계에서는 “제품 판매 이익이 줄어드는 만큼 오래 가기 힘들 것”이라는 예측이 많이 제기됐다. 이마트 측은 “이익률이 줄어든 대신에 매출 증가율이 크게 늘었다”며 “온라인 부문 강화 효과도 커 당분간 계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7일 세탁용 세제를 8번째 최저가 판매 품목으로 선정했다. 1차 제품이었던 기저귀 가격은 7차례에 걸쳐 조정하는 등 ‘장기전’ 태세를 갖췄다. 이마트 고위 관계자는 “고객 반응이 좋으면 최저가 품목을 수십 개라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경쟁에서 이마트의 대척점에 선 소셜커머스 업체 역시 쉽게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티몬은 생필품을 판매하는 ‘슈퍼마트’ 매출이 2월 마지막 주에 72% 늘어나는 등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티몬 관계자는 “이마트가 최저가를 선언하면 소셜커머스 업체가 가격 인하로 맞대응하는 구조”라며 “소비자 관심이 집중돼 매출 증가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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