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은 거대한 광고판입니다. 헬멧, 유니폼, 운동장, 펜스 등 어디서건 회사 이름이나 브랜드가 드러납니다. 타자들이 홈런을 치거나 외야수들이 펜스로 몸을 던질 때면 어김없이 회사 이름이 노출되고, 이 모습은 TV나 인터넷을 통해 전국으로 퍼져 나갑니다. 때로는 중계 화면의 빈 그라운드 위에서 가상 광고가 툭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투자자를 끌어모아야 하는 국내 증권사들도 야구를 통한 광고에 적극적입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예상하는 올해 관중은 868만 명입니다. 2013년 조사에 따르면 TV와 인터넷 등으로 야구를 시청하는 인원만 하루 300만 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특히 증권사들은 대부분 20∼40대인 야구팬과 증권사 고객층이 겹쳐 광고 효과가 크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대신증권은 올해부터 5년간 프로야구단 kt 위즈(wiz)와 업무협약을 맺고 kt 안방구장인 수원구장의 광고판과 선수들의 헬멧, 모자 등에 대신증권 사명을 노출시키고 있습니다. 키움증권은 2010년부터 인천SK행복드림구장 전광판 상단에, 지난해부터는 NC 다이노스의 홈인 창원 마산구장 전광판 상단에 입간판을 세워 홈런이 터질 때마다 회사명이 눈에 띄도록 만들어 놨습니다.
올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선수가 늘면서 메이저리그 경기를 통해 광고 효과를 얻으려는 업체도 증가했습니다.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에 진출한 이대호와 1년간 광고 계약을 맺은 현대증권 관계자들은 8일(현지 시간) 이대호가 1호 홈런을 쏘아 올리자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현대증권 관계자들은 “역경을 실력으로 이겨낸 이대호처럼, 현대증권도 매각의 아픔을 이겨내 최고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줬다”며 감격해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메이저리그 중계 중간에 회사 브랜드를 알리는 가상 광고를 넣고 있습니다.
올해 야구장에서 증권사들의 광고 경쟁은 미래에셋대우, ‘KB금융+현대증권’ 등 초대형 증권사들의 등장에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어떤 국내 증권사가 야구팬들의 시선을 끌고,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흥미진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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