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공개(IPO)가 늘면서 공모주 펀드에 돈이 모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7∼12월) 증시 부진으로 미뤄졌던 IPO 물량까지 가세해 공모주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호텔롯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대어급 회사들의 IPO도 예정돼 있어 공모주 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 한 달 새 2000억 원 이상 모은 공모주 펀드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를 제외한 신규 상장 종목은 모두 10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4개)보다 늘었다. 공모주들이 끌어 모은 자금도 같은 기간 2394억 원에서 3879억 원으로 증가했다. 신규 상장 종목의 주가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달 8일 종가 기준으로 올해 신규 상장 종목의 평균 공모가 대비 수익률은 36.48%로 집계됐다.
공모주의 인기로 공모주 펀드도 뜨고 있다. 공모주 펀드는 펀드 순자산 총액의 대부분을 단기 국공채나 우량 채권에 투자하고, 30% 이하를 공모주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7일까지 한 달간 공모주 펀드로 유입된 자금은 2173억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2조8401억 원이 빠져나간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선전이다.
지난해 공모주 펀드의 수익률은 2.38%로 대표적인 ‘중위험, 중수익 상품’. 그러나 올 들어 신규 상장 종목들의 공모가 대비 수익률이 올라 올해 공모주 펀드의 수익률이 4% 내외로 오를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여기에다 올해 호텔롯데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넷마블 등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도 줄줄이 예정돼 있다. 연말까지 상장될 기업의 시가총액이 2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돼 올 한 해 공모 금액이 역대 최대치(10조908억 원)를 갈아 치울 것으로 예상된다.
○ “시장 변동성은 유의해야”
공모주 펀드는 전문가인 운용사에 자금을 맡겨 쉽고 안전하게 공모주에 투자하는 방법이다. 최근에는 공모주 펀드보다 고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가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투자 수익률을 끌어올리려는 공격적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분리과세 하이일드 펀드는 신용등급 ‘BBB+’ 이하인 비우량 채권 등에 투자하는 대신 공모주 물량의 10%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 1인당 3000만 원 한도 안에서 배당과 이자소득이 종합소득에 합산되지 않는 분리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고위험 고수익 상품인 만큼 공격적인 투자자를 위한 상품이다.
안정적인 성향의 투자자라면 일반 공모주 펀드를 선택하되, 펀드의 구성도 꼼꼼하게 살필 필요가 있다. 펀드가 성장주 등 변동성이 큰 종목을 담고 있다면 국공채나 우량채권으로 구성된 공모주 펀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보유기간은 자금이 필요한 시기에 맞춰 조정하는 게 원칙이다. 보통 1년 이상의 기간을 두고 투자해야 수익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유동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모주 펀드는 저금리 상황에서 보수적으로 투자하기 좋은 상품”이라며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이기 때문에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손실이나 기대 이하의 수익을 볼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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